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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던 조카가 시집을 가서 연이어 아기를 둘 낳았다.

장성한 조카와 어른들만 있다 아이가 있으니 얼마나 활기차던지...

두 살짜리 꼬마 숙녀가 이따금 오면 다들 넋 놓고 말 시피며 놀아주기 일쑤인데,

시어머님께서 이제 증조할머니가 되셨고 둘째를 낳은 지는 두 달이 좀 넘었을까! 

몸조리도 시원찮을 텐데 보고 싶다고 하자 머뭇거림 없이 아이 둘을 데리고 마실을 왔다.

물론 걱정스러워 아이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꼬마들을 태워 함께 오셨다.

조금 쉬었다 지저귀를 번갈아 갈아주고는...



           



 

 집 앞 가까운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신생아는 마침 우유를 먹고 어른들 식사하라고 효녀 노릇으로 잠이 들었고,

두 살짜리 꼬마는 만두며 꼬기가 맛있다 얼굴을 찡긋 찡긋...ㅎㅎ...


  길었다 싶게 점심시간을 갖고 아기들 옷 입히고 챙길 즈음에...

우리 부부가 슬며시 일어나 카운터 앞에 카드를 내밀자,

어느 순간 조카가 계산했다고 해서 대견스러우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멀리서 와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런 마음까지 쓰다니...?

현금이 있으면 냉큼 쥐여주고 싶었으나 카드를 바꿔내자니 절차도 있고 그래서 

덕분에 잘 먹었다며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다시 만들어보자 집으로 향하는데,

낭군은 꼬마에게 빵이라도 사주고 싶다며 가게에 들러 뒤따라 들어왔다.



 아이 앞에 토끼와 코끼리가 그려진 과자를 내밀자

좋아서 갖고 놀다 노래를 부르며 두 개쯤 먹었을 때 꼬마의 외할아버지께서

 "누가 코끼리과자 사줬어?" 하니,

꼬마 숙녀가 한 바퀴 빙~~~ 둘러보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엉?"

잘못 들었나 다들 귀를 솔깃하고 다시 한번 물었더니 아주 씩씩하게...  

 "이~~게에!"



 그 순간 어른들이 모두 고개를 저치고 숨넘어갈 듯 웃었다.

이를테면 할아버지한테 '이게' 줬다고 한 것이다...ㅎㅎㅎ

두 살 짜리가 무엇을 알겠는가만은 세종대왕도 지하에서 너털웃음 터뜨리셨겠네!

 '이다음에 크면 철없던 시절을 이야기 해줘야지~~~!...^^*'





   2018년  1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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