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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호 출렁다리가 가깝다는데 주말이라 사람이 많다는 소리에...

불현듯 아침 먹기 전에 다녀오는 것이 어떠냐며 의견을 모았다.

이불 속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8시 40분쯤 되었을 것이다.



 

 말 꺼냈다가 갑자기 이루어져 세수도 못하고 떠났는데 결론은 잘했다는 생각이다.

우린 호젓한 호수를 즐겼으니 말이다. 팔각정에 올랐으나 선물가게인지 아직 문 열기 전이었고,

단풍 구경을 더불어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호수 오른쪽과...




 왼쪽 모습으로 다리를 중심으로 호수가 양옆으로 길게 휘어져 끝이 보일 듯 말 듯 아름다웠다.




 바람이 없어 거울처럼 보이니 명경지수(明鏡止水)가 따로 없었다.

코스모스 구경도 하고...ㅎㅎ




 출렁다리가 시작되기 전 세상에서 제일 큰 청양의 특산물  매운 고추와 구기자가 서있었는데,

고추야 유명한 줄 알았지만 구기자가 특산물인 것은 몰랐다. 요즘 귀농인들에게 권유하는 작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숙식하며 재배기술을 가르치고 장려금도 지급한단다.




 2009년 7월에 개통되었다는 출렁다리는 발을 구르지 않아도 저절로 출렁거려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더니 처음부터 최대 30~ 40cm 흔들리게 설계하였다네!

207m의 길이로 중간에 수면이 보이게끔 변화를 주었으며 다리를 건너자 칠갑산으로 오르는 길이 보였다.

그러니까 장곡사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이곳 출렁다리를 건너 오를 수도 있었으며

길게는 출렁다리를 건너 장곡사로 내려올 수도 있었다.




 호수 주변의 산책길은 모르고 출발했는데 데크길을 발견하자 그냥 돌아오기가 망설여졌다.

나만 좋자고 강행할 수도 없고 아침을 먹지 않았는데 이 좋은 길을 어찌한담?

허나 친구들 의견도 같아서 한 방향으로만 걸어보자 했는데...




아침 햇살 받으며 아쉬움에 건너편 산책길마저 돌아 10시가 가까워져 집으로 향했다.




 한 시간여 걸었는데 혹시나 해서 어제저녁에 삶은 밤을 챙겨갔지만 아무도 먹지 않았다.

기분 좋은 산책을 친구들과 해서 그럴 것이다.

귀화식물인 미국자리공이 최고의 장소에 자리 잡았네!




 돌아오는 길에도 똑같이 출렁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도시에서 온 등산객들이 다리를 건너

칠갑산에 오르려고 단체로 몰려드는 바람에 출렁다리가 더욱 심하게 흔들려 무서웠다.

주차장도 꽉 차서 누가 아침 먹기 전에 다녀오자 했냐며 우린 싱글벙글 여유를 부렸다.




 계란 프라이를 해서 나물 반찬과 아침을 먹고 차 한잔 마시고 속이 불편했던 친구는 많이 좋아졌지만

잠시 눕는다고 하여 집 앞 밤나무로 향했더니 완전 노다지가 따로 없었다. 그러니까 5m만 걸어가면...




 작은 밤도 아니고 커다란 밤이 널려있어서 30분쯤 주웠는데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될 만큼 수확할 수 있었다.

일손이 닿지 않아 포기한 밤이었나, 다람쥐도 이 많은 것을 언제 먹을까?

되도록이면 벌레 먹지 않은 것으로 골라 담으며 요령이 적어 가시에 피도 나고...ㅎㅎ...

너무 재밌어하니까 누웠던 친구도 나와 눈이 휘둥그레, 잘생긴 밤이 어찌 이럴 수 있냐며...

우리가 방금 지났던 길을 더듬어 한 봉지 금세 채웠으니 그 자리서 즉시 내년에 방문할 날짜를 꼽아 표시해두고,

집에 와서도 가물가물 다시 한 번 가야 하려나 아까웠는데 삶아서 맛을 보니 떨어지자마자 수확한 밤과는

차이가 있어 일시에 미련이 사라지며 후련해져서 좋았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 주기는

뭐 해도 간식으로는 훌륭한 밤이다. 오자마자 물 끓여 있을지도 모를 벌레를 기절시켜 냉장고에 넣었다.


  


 버스를 탈 때 고춧잎은 고속버스 짐칸에 실었다.

비닐을 눌러가며 연한 잎만 땄으니 다시 가려낼 필요도 없이 꽃마저 씻어서...




  반절은 삶아 두 덩이 물 잠잠하게 넣어 냉동에 보관하고  



     


 즉시 파랗게 한 보시기 무쳐 입에 넣으니 깔끔한 맛에 작은 고추가 터지며 달짝지근한 물이 찍 나왔다.

마트에서도 고춧잎을 팔지만 해 먹어지지 않더니 참으로 귀엽고 예쁜 맛일세...ㅎㅎ...

맵지 않아 누구도 잘 먹을 반찬이었으며 나머지 고춧잎은 다음날 아침 소금물 풀어 삭히고,

이제 다했구나 돌아서는데 싱크대 아래에 풋풋한 고춧잎 하나가 떨어져 있지 않겠나?

아까워서 냉큼 집어먹었다.^^*





  2018년 10월 25일  평산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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