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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등산 봉정사(鳳停寺) 일주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되었는데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으로...

세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일주문 바로 앞에는 자랑스러운 표시가 있었으니 2018년 6월에 봉정사(鳳停寺)가 세계유산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7대 산사(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가 등재되었는데,

문화유산이 아닌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오른 것이며 대통령이 얼마 전 들렀던 곳이라 더욱 궁금하였다.




 일주문에서 넓은 길을 따라가다 멋스러운 소나무를 만나고...




 오른쪽으로 돌며 갑자기 경사가 높은 곳에 만세루(萬歲樓)가 나타났다.

루(樓)는 병산서원과 고택에서도 보았는데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안동에서 오래되었다는 건물은 전부 루에서 시작되는 듯하였다.




 가까이 가보니 서원의 기둥과는 달리 아래위가 곧게 뻗어 우람하였다.

루를 받치고 있는 벽은 돌멩이 크기를 다르게 하여 허술한 듯 안정감을 주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만세루의 2층이 마당과 평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원래 산을 깎아서 절을 들인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파란 들풀과 주황빛 꽃무릇, 고풍스러운 건축이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만세루를 통과하면 바로 국보 311호인 봉정사의 중심 건물 대웅전이 나온다.

건물 앞에는 높게 축대를 쌓고 좁은 마루에 절에서는 보기 드문 난간이 있었다.

천등산(天燈山)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맑은 선비를 만난 듯 소박하면서도 품위가 있다.




  대웅전 앞에 서있는 돌들인데 유물로 나와 세워놓은 듯하다.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했던 당간지주였을까, 탑의 밑부분일까!




 계단 왼쪽으로도 이런 돌이 서있었고 풀과 꽃들이 자연스럽게 자라 소박한 정원을 이루었다.

절의 대웅전 앞은 대부분 연등으로 채워져있던데 어느 집에 마실 온 듯 친밀감이 있었다.




  가을 하늘과 어울린 대웅전의 옆모습으로 처마밑 장식들이 예사롭지 않았으며

옆문에 서서 부처님께 이러저러 이야기와 인사를 올렸다.




 대웅전 왼쪽에 서있던 화엄강당(華嚴講堂)은 승려들이 공부하는 장소로,

 보물 제448호이며 대웅전과 더불어 조선시대 건물이라는데.,




 뒤돌아 본 만세루는 가파른 경사를 올라와 평지를 만들었으니 마술을 부린 듯하고,

내려다보는 경치가 훌륭할 텐테 법고(法鼓)와 목어(木魚), 운판(雲板)만이 누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보 제15호인 극락전이다!

단조로운 짜임새이며 정면 3칸으로 소박한 크기였으나 황금색으로 빛났다.

1972년에 실시한 보수공사 때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건립 후 첫 수리가 고려 공민왕 12년(1363)이라 쓰여있었다니,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통일신라의 건축양식을 내포하고 있단다.

삼층석탑 또한 극락전과 건립 연대가 같을 것으로 추정하며 고려 중엽 석탑 양식을 갖추고 있다네!





 안을 들여다보다 섬세하고 고풍스러워 사진 찍으면 혼나는 곳인가 벌벌 떨면서 한 장 남겼다.

부처님 머리 위 장식은 목조건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할까? 천장도 구경했어야 했는데 아쉽구나!

불당의 중앙 뒤쪽에 2개의 기둥을 세워 불단 벽을 만들고 그 안에 불단을 설치한 모습이다.




 극락전의 앞모습은 3칸이었지만 옆은 4칸이라 안으로 깊숙하게 자리 잡은 모습인데,

목조건축물이니 소화기가 가까이 있어야 하고 말고...^^



 

 극락전 옆으로 요사채로 쓰인다는 고금당이 있었다.

요사채라는 말에서 '요사스럽다'가 연상되어 그럴 리가 있나? 찾아보니,

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승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로 ,

요사(妖邪)와 요사(寮舍)의 차이였다.




 만세루와 나란한 위치에 있었던 범종각은 지은지 오래되어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더 가면 아름다운 곳이 나온다기에 발걸음을 돌려 동쪽으로 100m쯤 이동하였더니...




 봉정사의 부속 암자인 영선암이 나왔다.

여기까지 와서 봉정사만 구경하고 그냥 가는 사람은 영선암 소식에 무척 아쉬울 것이라,

부디 올라가서 보고 가시길 바란다...^^




 작은 암자지만 이곳에도 루(樓)가 있어서 놀라웠다.

우화루雨花樓)라 불렀는데 우화란 석가모니께서 영축산에서 처음 법화경을 설하셨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고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하며 얼마 전 대통령 내외가 茶를 마신 곳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좁은 공간에 ㅁ자로 구성되어 있어 답답할 수 있지만...

우화루와 오른쪽에 있는 건물 송암당을 마루로 연결하여 폐쇄적인 공간이 되지 않게 배려하였고,

 



 지형의 높낮이를 이용하여 마당을 3단으로 꾸며놓아 아기자기하였다.

낮은 곳에는 옥잠화를 심었는데 위의 마당에는...





 몇 백 년 된 소나무도 보였고 석등 뒤쪽으로 보이는 방에서 대통령이 하룻밤 묵으셨단다.

우리가 갔을 때 도배와 장판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혹시 시주(施主)를 넉넉하게 하셨을까?...ㅎㅎ

주지스님도 암자에서 주무신다니 암자의 역할이 컸다.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이곳 중심인 웅진전이다.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여러 가지 사료로 볼 때 19세기 말엽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소박한 한옥처럼 보이다가도...




 처마끝 나무 장식 또한 범상치 않았고 문이 그을렸을까, 일부러 검은 칠을 했나 세월이 느껴졌다.




 웅진전 안의 모습인데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이 좌우 벽화가 심상치 않다고 하셔서




 다시 들어가 봤더니 우측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었고




 좌측에는 두 마리의 백로가 매화(?)나무 배경으로 아름다웠다.


 취미가 사진 찍기라는 아저씨는 우리가 하나같이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그 심정을 안다면서,

평소에 개방하지 않던 우화루를 10분쯤 올라가게 해주셨다...ㅎㅎ...




 우화루는 양쪽 끝에서 오를 수 있었으며 마루 옆에 있는 방이 차향실(茶香室) 인가 보다.

대통령은 이곳 마루에서 茶를 마셨는데 어디쯤 앉으셨을까 잠깐 웃음꽃이 피었고...

봉정사는 내내 서서 구경했으나 암자에서는 쪼르륵 마루에 앉아 이야기도 나눴다.



 우화루로 들어가는 문턱과  봉정사 만세루 문턱은 사진에서처럼 밑부분이 곡선으로 특이했으며,

생각은 자유니까 살게 되면 갖고 싶은 공간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따스한 햇살에 저물어가는 수국이 활짝 핀 꽃송이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절에 가면 건성건성이었는데 봉정사는 세계유산이라 그랬나 자세히도 보았고 재밌었다.





  2018년  10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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