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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갑산 자락에 주말주택을 마련한 친구가 있어 다녀왔다.

우리가 오기 전 마루를 완성한다며 보름을 씨름했다는데 마당은 한참 꾸며야 했지만

내부는 다 만들어져서 첫 번째 손님으로 가게 된 것이다.




 전체 면적 150평에 몸체는 17평으로 하나의 방과 거실에 부엌이 딸려있었으며 천장이 높아 시원하였다. 

있을 공간만 있는 실용성을 내세웠는데 과시형 주택보다 알차서 마음에 들었다.

가까이에 시동생 부부가 살고 있어 농사 도우러 자주 온다니 여러모로 좋을 듯하였다.





 이곳 데크와 빨간 우산 밑 테이블 여러 개를 부부가 직접 설계하고 꾸몄다는 말에 놀라웠다.

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햇살이 따스한 밖으로 나와 과일과 차를 마셨는데...

이제껏 달려온 고속버스까지와는 달리 평화롭고 단출하니 한갓지고 좋았다.

뒤로 보이는 산이 칠갑산 줄기란다.




 어딜 가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았지만 가까이에 콩밭 매는 칠갑산과 절이 있다 하여

한 친구가 속이 불편한 관계로 山은 다음에 오르기로 하고 '長谷寺'를 찾았다.




 절의 일을 맡아보는 건물 같았는데 아기자기 정감이 갔다.

장곡사(長谷寺)는 칠갑산 서쪽에 위치하며 850년(신라 문성왕 12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져온다니

역사가 오래되었다. 국보와 보물이 많다는데 건성건성 돌아서 모조리 구경하진 못했다.




 대웅전이 두 개 있어 특이했으며 아래에 있는 대웅전의 모습으로...

향을 피우는 곳이 아름다워 불사르고는 올라가 부처님께 신고식을 하였다.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니 절의 전체적인 모습이 보였는데

또 하나의 대웅전이 있는 마당에 서서 앞쪽을 바라본 모습이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 절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가 단풍이 들며 수려하였다.

친구들은 올라오지 않아 혼자 보기 아까운 나무였다.




나무 구경을 하고 뒤돌아본 상(上) 대웅전(大雄殿)의 모습이다.

겉으로는 소박하였으나 보물 제 162호이며...




 부처님 세 분이 계셨는데 눈꼬리가 보통의 절과는 달라 보였다.

가늘고 길었으며 감히 생각을 옮기자면 잔꾀가 있으실 듯하였다...ㅎㅎ...

福 많이 받으려고 세 분에게 각각 인사를 올렸으며 삼배(三拜)가 떠올라

세 번 절하고 일어서서 반절을 하였는데 바르게 한 것 같다. 

철조약사여래좌상은 국보 제58호로 몰래 사진을 찍었기에 용서해달라며 자리를 떴다.




 삼성각으로 향하며 사람들이 몰려있어 구경 다 하고 내려가보니...


 


 칠갑산의 물맛이 캬~~~ 좋았다.




 절에서 이곳 고추밭으로 향했다.

이제 뽑힐 것이라니 고춧잎을 따가겠냐 하기에 얼른 대답했던 것이다.

작은 고추들도 매달려있었고 잎도 싱싱했으며 처음 해봤지만 반찬 해 먹을 생각에 무척 즐거웠다.

 "칠갑산 가는 게 좋았을까, 고춧잎 따는 게 더 재밌니?"

 미련이 남아있나 물었을 때 고춧잎 따는 것이 더 재밌다고 즉시 대답해주었다...ㅎㅎ

이야기 들 건네며 해가 질 무렵이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거미줄도 피하면서....

가끔은 뱀이 스르륵 지나갈까 장화 신은 친구를 부러워하며 밑을 살펴야 했다.

어둑어둑해져 내려왔는데 농땡이는 없었으나 내가 제일 적어 한소리 들었다.

역시 충청도 출신은 말만 느린 것이 아닌가 봐?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꽉 찬 하루였으나 피로감은 없었다.




 집안에 들어서자 편백나무 향이 우리를 반기고...

고등어를 구워 저녁을 배불리 먹었는데 주인장은 다시 밤과 고구마를 삶는단다.

집 앞에서 주웠다는 밤은 크기도 컸지만 공주와 가까워 맛있다더니 과연 일등 밤이었고,

꿀고구마 순을 심었다더니 정말 고구마에 꿀이 묻어났다.

배가 불러 터질 지경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쪼르륵 자리 펴고 누워서...

이야기에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몇 시간을 뒹굴뒹굴했다.

여고 동창 아니던가!






  2018년  10월  2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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