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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지 말래도 요즘 도토리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
은행은 냄새난다고 그냥 들 지나간다.
알맹이가 작으면 모르겠는데 제법 실해서
플라타너스 잎을 몇 장 겹치고 조심스럽게 돌아와
쫄깃한 에메랄드 빛 보석으로 몸보신 했다.
금방 수확한 은행은 정말 맛있다.^^
저녁에서 밤으로 바람이 제법 불었다.
"보나 마나 많이 떨어졌겠는 걸?"
산책 나가며 지퍼 달린 비닐과 장갑을 준비하였다.
은행나무 밑 두 평 정도의 넓이에서 낙엽이 수북한
바닥을 들여다보며 왔다 갔다 했는데...
봉지 하나 가득 채웠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더 움직여볼까 하다 무거워 어깨에 메고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왔다.
집에 도착할 즈음 기별 없이 손님이 와 있었다.
땀 흘렸는데 씻을 새도 없이 된장찌개 끓이고 고기 굽고
김치 썰어서 저녁을 먹은 후 은행 보따리를 풀었다.
냄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의 향기는 사람과는 역시 다르다.^^
그릇에 물을 담아 놓고 은행을 집어 가위로
옆구리에 흠집을 낸 후 엄지와 집개 손가락으로
알맹이를 물 담은 그릇에 툭 떨어뜨리면
냄새가 심하지 않고 알맹이 헹굼이 적어 수월하다.
생각지 않은 손님을 치러 다리가 좀 아팠지만
말끔하게 처리해 말리니 뽀얗고 예뻤다.
보통 상온에서 3개월이 지나면 마르고 변질되어
봄이 오기까지 먹을 수 있는 양이면 좋았는데
2kg 수확으로 알맞을 것 같다.^^
2021년 9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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