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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친구들과 속초

평산 2023. 11. 18. 13:14

 친구 아버님께서 공공기관에 다니셨던 혜택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전국에 있는 직원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니 모처럼 덕을 보게 되었다.

호텔은 아니어도 소박함에 하루 숙박료가 6인실이 

3만 원이라 거저 다녀왔단 생각이다. 행여 비누나 수건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대를 많이 하는가 싶어 

그냥 갔는데 칫솔만 빼고 모조리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국도를 달려 속초로 넘어가고 싶었으나 

건의사항으로 내놓았다가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러 

아마 미시령으로 향했을 것이다. 나야 오랜만이지만 

그녀들은 자주 간다며 음식점으로 척척 안내하였다.

용대리에 있는 황태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구수한 황탯국도 시원했지만 촉촉한 황태구이가 빛났다.

고개를 넘어왔으니 무엇이든 남김없이 비웠다.^^

 

 

 식당에 들어가다 인공폭포를 발견했기에 

떠나려던 참에 가까이 가보았다. 기온이 내려가 

추워서 덜 반가웠지만 하늘빛과의 조화가 예술이었다.

 

 

 폭포 옆으로 상고대가 멋스러웠다.

용대리란 봉정암에서 계속 내려와야 했던 길이질 않나!

예전 초겨울에 목장을 갔다가 너무 추웠던 기억으로 모자와

장갑, 목도리로 칭칭 감았더니 꼭 시골아줌마였어도

땀나는 여름보다 옷을 덜 챙겨도 되어 좋았다.

   

 

 숙소로 가다가 속초시립박물관에 들렀다.

근사한 시설의 국립중앙박물관도 무료인데 거금

2000원을 받았다. 산책할 겸 발해관까지 넓게 돌았다.

 

 

 무엇이 다른 점이 있나 살폈더니...

어촌이라 고기 잡는 도구들 전시가 특별하였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모습으로 

설악산 줄기가 뻗어있었고 강원도 이북지방의

살림집들을 보여주었으며...

 

 

 6.25 전쟁 때 실향민들이 실제로 살았던 집들이

전시되어 가슴 아팠다. 맨손으로 내려와 고생

많으셨을 텐데 실제로 저리 땜질을 하고 살았을까?

 

 

 창문이 작았고 내부도 좁았으며 최소한의 집기들만

놓고 살던 모습이었다. 추운 날 고무장갑이라도 사용하던

시절이었나! 비교적 어려움 없이 살아와 행운이란

생각이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근처의 시장에 갔더니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시장통을 지나갈 수도 없게 붐볐다.

못 먹고사는 것도 아닌데 어느덧 먹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들이었다. 목이 잠겨와 벌꿀 아이스크림에

아침저녁으로 따끈한 누룽지를 즐겨 먹었다.

 

 

 속초에 자주 왔다더니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돌아본 듯하여 비교적 여유롭게 지냈다. 빵 먹자며

북쪽으로 달려 점심은 빵과 차 한잔으로 해결하였다.

어쩌다 레몬차를 선택했는데 마지막 한 모금까지

개운하고 짜릿했어서 레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시간이 갈수록 빵이 대중화되는 것 같다.

먹고 싶은 대로 먹는 것도 좋지만 밥보다 비싼 듯(?)

뭔가 식생활에 변화가 있는 것이 확실하였다.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고 바닷가에도 

내려갔는데 늦여름에 바다와 실컷 즐겨서 그런가

겨울바다에 대한 환상은 없었다.

 

 저녁에는 다시 시장에 나가 숭어회를 떠 오고

대게 한 마리 푹 삶아 와 푸짐하게 차려놓고는

친구들 속마음 듣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은 전화통화도

드물어 여행이라도 와야 진득하게 이야기해 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친구들 때문에 고마웠다.

 

 

 

  2023년  11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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