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찮게 보이는 들꽃에서도 탄성이 나옵니다. 이 길로 들어서며 밝고 행복했습니다. 올봄에는 특히나 노란빛이 응원해주네요? 조붓한 길이라 마음에 들고요, 왼쪽 아래는 낭떠러지라 조심해야 합니다. 6.25 이후에 파놓은 참호가 보입니다. 오래되어 무너지고 제 구실을 못하지만 나름 조화롭습니다. 노란 꽃잔치만 봐도 보기 좋은데... 살랑바람에 아까시 향이 다가옵니다. 고목이라 쓰러진 나무가 많아도 달콤함이 더해집니다. 며칠을 이 길로 걸었습니다. 기쁨을 주어 남기고 싶었어요. 방글방글 웃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마주 오는 사람 눈빛에서도 감동이 느껴집니다. "애기똥풀요. 아름답지요?" "모여 있으니까요... ㅎㅎ" 위아래로 이곳만 빙글빙글 돈다는 아주머니는 '강아지똥풀'이라고 알려줍니다...

집에 와 보따리를 풀어보다... 달래를 보고 눈이 커졌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놀랄 일이 참 많다.^^ 달래가 이렇게 큰 모습은 처음 대했다. 뿌리가 동글동글 야무졌으며 손톱 한 마디만 했다. 이파리만 봤을 때는 파인가?^^ 작년에 몇 뿌리가 보여 가을에 씨를 주위에 흩뿌리셨다는데 생각보다 흡족하게 올라왔단다. 한 뿌리씩 들고 서서 다듬었다. 흰 뿌리에 작은 동그라미들이 달려있었다. 씨로도 번식되겠지만 뿌리로의 번식이 튼튼할 것 같았다. 껍질 벗기며 뽀얗게 엉덩이 드러날 때마다 개운하며 푸릇한 향이 은은하게 났다. 씻어서 채반에 올린 뒤 물기를 말리고... 달래전을 할까 달래장을 만들까 하다. 양이 많은 편이고 색이 누레지면 아까워 심심하게 간장 양념에 담가 두었다. (양조간장, 소주, 매실액, 식초 조..

구름이 하루 종일 낀 날이었으나 먼지가 없다는 청명함에 정릉으로 향했다. 체력적으로나 집안일 등 거리낌이 없어야 느닷없이 떠날 수 있다. 한동안 잊어진 곳이라, 왜 그랬을까? 이렇게 좋은데 그동안 올 생각을 못 했다니... 반성이 일며 어디를 보나 연둣빛 싱그러움에 즐거움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계곡도 있었나?...ㅎㅎ 계곡 하면 우이동만 떠올렸는데 물소리에 더욱 근사한 산행이 되었다. 보국문보다 조금 멀어도 대성문 쪽으로 가보자며 발걸음을 옮겼다. 숲이 한참 좋을 시기이나 더 멋진 곳으로 소풍들 갔는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정릉은 계단참이 얕고 돌덩이가 덜하였다. 이때가 오후 1시경으로 올라가는 이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많았고... 연등이 산 입구에서 계속 따라왔다. 덕분에 심심치 않기도 했지만 울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