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천 여행을 신청했다가 연락이 없어 떨어진 줄 알고 있다 하루 전날 소식이 와 급한 마음으로 떠나게 되었다. 사연이 어떠하든 올 들어 서울을 떠난 것은 두 번째로 몇 번 다녀간 호로고루성이지만 낯선 공기에 새로운 배경들이 펼쳐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지도를 봐야 성(城)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삼각형으로 생긴 성의 뒷면으로 남벽과 북벽이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현무암 절벽이어서 지형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성임을 알 수 있다. 성을 올라가 보기 전에 임진강이 궁금하여 내려다봤더니 보랏빛 엉겅퀴와 노랗고 잔잔한 씀바귀 꽃이 햇살에 한참 나른한 강물을 생기 있게 해 주었다. 계단을 이용하여 높이 약 10m인 城에 올랐다. 삼각형 지형이 확연하게 보이며 꼭짓점의 양쪽 벽이 수직 절벽이라 비교적 쉽게 적으로부터 ..

박물관에는 곳곳에 쉬는 공간을 잘해놓았다. 나라의 상징인 국립박물관 아닌가! 우리는 호숫가 옆으로 난 쉼터로 향했는데 언뜻 종이로 만든 꽃으로 보였으나 만져보니 큰꽃으아리와 향기 좋은 인동초로 싱그럽게 덩굴진 곳에서 김밥, 쑥인절미, 콩빵, 고구마 등 따뜻한 茶와 함께 하였다. 박물관 2층에는 '사유의 방'이 있다. 멀리서 보러 올 만큼 인기가 높단다. 국보인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분위기를 어둡게 하여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1400여 년 전의 반가사유상을 마주할 수 있는 방이다. 은은하지만 자신감 있는 미소로 보였다. 잡다한 생각은 하지 말고 맑고 깨끗함으로 마음을 비운 뒤 지루한 일상에서 지친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희망 사항을 들려드려도 이해하실 듯했는데... 먼..

오전 9시부터 전기와 수돗물이 끊어진다니 엘리베이터가 멈추기 전에 일찍 집을 나섰다. 국립박물관에 안 가본 친구와 함께 하기로 했는데 도착하여 새소리 나는 숲에 앉았더니 고요함에 누구 하나 부러울 게 없었다. 박물관이 용산에 있으니까 혹시나... 대통령이 근무한다는 곳이 보일까? 올라가 두리번 했더니 건너편에 봉황 두 마리가 연결된 태극기가 걸려있었다. "바로 저기로구나!" 뒤로 북한산과 남산 타워가 보이고... 미군 기지가 있던 부근이라 녹지가 많이 보였다. 신문을 읽고 근방일 것이라 찾아본 것인데 짐작이 맞아 여하튼 반가웠다.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삼성의 특별전시가 있었으나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여서 지난번에 이어 고려시대부터 구경하였다. 개경이 수도였던 고려는 문화재가 별로 보이지 ..

어렵게 쑥 인절미를 만들어본 뒤 다시 만드는 일이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삶은 쑥과 콩가루가 남았고 무엇이든 잘 먹어 요번에는 해봤던 방법에 요령을 덧붙여보았다. 옷도 아예 시원하게 입고 시작하였다. 땀 흘릴지 몰라서... ^^ 먼저 찹쌀 1kg을 3시간가량 불린 다음 소금을 밥숟가락으로 깎아 한 스푼 넣고 압력솥에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찰밥을 하였다. 밥을 하자마자 뚜껑을 열어 삶아놓은 쑥을 파 송송 썰 듯 잘게 잘라 남은 열기에 뜸 들였다. 처음에는 쌀을 불리지 않고 고슬밥으로 했기 때문에 쑥을 섞어가며 찧음이 어려웠으나 쌀을 불려서 하니 마늘 찧는 도구에 방망이로 쉽게 이겨져 쑥 인절미 만들기가 일도 아니 게 쉬웠음으로 참고하시라 올려본다.^^ 넓은 쟁반에 콩가루를 펼치고... (볶은 콩가루는 마트에서..

아까시가 활짝 펴서 풀 내음이 가득하다. 산에 들어서면 낮게 드리운 향기로 달달함에 마스크를 벗고 숨을 크게 쉬어본다. 아카시아는 열대지방에서 자라 기린이나 코끼리의 먹이가 된다니 우리나라에서는 자랄 수 없는 나무여서 '아까시'가 맞는단다. 지나며 물 대신 몇 가닥 먹어보는데 작고 까만 날파리가 보여 멈칫했다. 벌레도 달콤함에 당연하겠지!^^ 다른 나무들 한참 봄이어도 소식이 없어 답답할 즈음에 일순간 벙그러지는 꽃으로 이렇게 앙상했던 모습이(4월 24일) 불과 보름 만에 쑥쑥 자라나 잎과 꽃까지 터트렸지 뭔가!(5월 10일) 고목이 많아 수령(樹齡)이 오래되었을까 했는데 아까시는 20~ 30년이 흘러 청년기를 지나면 팍삭 늙는다고 한다. 고사목으로 서있다가 바람이 조금 불어도 넘어지기 일쑤여서 작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