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을 읽다가 단위농협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일을 마치며 예전에 찾지 않은 푼돈이 있을 때찾는 방법을 여쭈니 서류가 몇 개 필요하다고 해서생각보다 쉬워 반가웠다. 푼돈이라도 찾아서 써야지!부자인 은행에 남겨 배부르게 할 필요가 있을까!나올 때 주방세제와 비닐장갑을 선물 받았다. 사실 인감증명서가 필요해서 곧장 동사무소에 가려고했는데 잘 됐다며 가는 길에 마트가 있어 무와, 대파,마늘 1.5kg을 샀더니 거의 4kg이라집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들고 온 재료들을 놔두고 물 한잔 마신 후,동사무소에 들러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은행을찾아가는데 버스를 탈까 하다 오늘은 이렇게 운동을마치자며 세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는 도중 개업한 지 1주년 됐다는 정육점을지나게 되어 망설이다 누구 생일이 ..

"다시 태어나면 너와의 결혼 1순위가 되고 싶어" "... 고마워!"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예쁘게 봐줬단 생각에 고맙다는 말로 대신했어도각자 잘 살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와싫지 않은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농담일 수 있지만진심 또한 느껴져서 어떻게 대답을 했어야현명했을까 생각이 이어지기도 했다. 낭군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네? 했더니 "누구누구는 좋겠네...ㅎㅎ" 그렇게 웃어넘기며 몇 년에 한두 번 정도 소식이 오면답장을 보내며 지냈는데 얼굴을 본 지 15년이 넘었을까?만나보자는 소식이 왔다. 한 번은 치과에 다니고 있어서 다음에 만나자 했었고 그다음엔 몇몇이 함께 한다며 불편한 사람이 없냐고 묻길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장소에 도착했더니10분 정도 일찍 갔어도 도착해 있었다. ..

같은 서울에 살아도 1년이 넘게 만나지 못한 시골친구를 안국동에서 만나 만두칼국수로 점심을 먹고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운현궁을 한 바퀴 돌았다.안국동이 번화가이기도 하지만 바로 근처에 헌법재판소가 있어서 그런가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탄핵 찬반 시위로확성기 소음에 소란스러웠다. 정해진 곳에서 만나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노인회, 부녀회, 무슨 회 등 몇 명 밖에 없는데 각자 소리를 내고 있어서 정신 없다가운현궁으로 들어서니 고풍스러움에 딴 세상 같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문화재를 대하는 자세가 틀려서일까? 오늘처럼 자세히 구경한 적은 없었다.같은 기와집이라도 왕의 아버지였고 섭정(임금을대신하여 통치권 행사)도 있었기에 궁궐처럼튼튼하면서도 아름답게 지어졌단 생각이다.대문을 들어서자 아래 ..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려고 길 건너려는데 신호등에 버스가 걸려 있어 눈을 고정하고 쳐다보았다.사람 먼저 건너라 파란불이 들어오면 행운이지만버스가 먼저 떠나면 25분을 기다려야 하니 어쩌나! 그런데 버스가 먼저 떠나 체념을 하고 붐비지 않는곳으로 옮겨 불 들어오는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한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동네보다는 2도 정도 차이나는 듯했는데 줄줄이 섰던 버스가 지나가면 햇볕이따스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읽다가 몇 분 남았는지 자주 전광판을 확인해야 했다.하나 떨구면 다시 25분이니까 신문을 거의 읽었을 무렵 버스를 타고 시간을 보니 늦겠어서 문자를보냈는데 아버지께서 읽지 않아 전화를 드렸더니벌써 와 계셨고 12분 늦어 두 손을 흔들며 만나 뵈었다.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