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만났을 때 내 세상은 아주 조그마했었어. 난, 그 작은 세상에서도 즐거움을 맞보며 살았었다고 자부하는데? 널 만나고부터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 많아 놀랬었다지. 운악산 산마루에서 폭풍우에 휘날리는 것처럼 온 몸을 휘감다 흩어지는 힘찬 바람들 맞이했고, 저수지 움막 물가에 핀 산 벚꽃 그 분홍빛 꽃잎이 우리의 웃음 언저리에 날아와 팔랑거리던 일 하늘 끝닿을 듯 하염없이 높고 높아 벌벌 떨며 앞으로만 내달았었던 도봉산 봉우리 체험! 가시나무를 뚫고, 시골서 어린 시절 보냈지만 못해봤었던 두릅 따본 일! 노랑매미, 빗살무늬 고사리와 얼레지 군락을 기억하며 봄이면 가보고 싶을 것인 그곳 천마산! 은은한 파스텔화의 수목원 앞 굽이굽이 단풍길... 책 건네주며 또 다른 세상 이야기로 주고받았던 날들 과일 ..
108배를 실천한다는 친구들을 대할 때마다절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니 행여나 무릎이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었다.그런데 얼마만큼 시간이 흘러서 만나보면 혈색이좋아지고 근육이 생겼는지 살도 단단해져 있더란다.더군다나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어서 한 친구는몇 달 만에 허리가 잘록해진 모습이었고,법당에 머무르는 동안 좋은 글귀에 귀를기울여서 그럴까 마음도 넉넉해져 있었다. '나도 한번 해볼까?'별다른 방법이 따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절을 하듯 해보며 108번 일어났다 머리 숙였다를반복해 보니 그다지 어려움은 발견하지 못했는데......절을 하며 하루의 반성은 해야겠다는 생각이들면서도 도무지 무엇을 떠올릴 여유조차 없어서 절하는동작만 반복이 되더란다.말하자면, 동작만 취하기가 급급했다. '혹시나 108..
누군가가 나에게 첫사랑이 되어 주었듯이 나 또한 누구에겐가 첫사랑이 되었던 때가 있었던 가! 돌이켜보면 그 아이가 싫었다든가 미웠던 것은 아니었는데 스무 살 갓 넘어 너무나 일찍 혼자만 바라봐 달라고 했음에 부담이 느껴졌었다고나 할지, 그냥 친구로 지냈었으면 졸업 후에도 자연스러웠을지 모르고, 멋진 프로포즈가 아니라도 결혼을 생각하는 즈음에 이르러서조차 만남이 이어졌더라면 삶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말이야. 사실 학교 밖을 떠나서 제대로 된 데이트 한번 못해봤다. 도서실에서 교정에서 얼굴을 봤을 정도라 할까! 그럼에도 늘 마음이 앞서 가는 그 아이였기에... 나에게는 가지가지 사연들 매달렸었다 무슨 이유인지 군대도 가질 않아서 내내 같은 건물에서 어색한 일이 많았고 약수동에서 남산까지 오르며 약국마다 잠자..
평소처럼 조용하게 보내도 주말은 행복한데 특별한 무엇이 있으면 설렘이 인다. 어쩌다 서태지 공연표 남아 나에게로까지 왔는지... 그 것도 당일 몇 시간 전에...... '용산전쟁기념관'에서 한다니 한 번도 가본 곳이 아니어서 공연을 보기 전에 일찍 서두르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집에서 전철을 타니 놀랍게도 30분이면 되었네? 이렇게 해서 나에게 넓혀지는구나, 서울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점점 벗어나는 날 보며 웃어보기도 한날이다. 복잡거리는 사람들을 떠나 잠시 눈길을 멈췄던 곳. 지금 바라보고 있어도 피로가 풀릴 듯 싱그럽던 모습에 아~~~ 뒷동산에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 돗자리 깔고서 책도 읽고 누워서 하늘도 보고... 곳곳마다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었는데 몇 시간 만에 표가 매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