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에 따라 동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향하는데 날이 얼마나 더운지 빨갛게 익었다. 모자를 썼어도 한낮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무려 30도가 넘었다 한다. 집에 가 쉬어야겠다며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려는데 새롭게 문을 연 야채가게가 사람들로 웅성거렸다. 참새 방앗간으로 마침 깍두기를 담고 싶었던 터라 들어가서 곧장 무를 찾았다. 카드를 받지 않는 대신 값싸고 싱싱해 사나이 장딴지만 한 무 2개를 골랐는데, 이왕 담는 것이라 4개 정도 사고 싶었으나 무게 때문에 망설이다 다시 오기는 그래서, 무 3개와 고추를 나눠 들고 쩔쩔매며 집으로 향했다. '몇 kg 나가기에 이렇게 무거운가!' 중간에 한번 쉬었으나 팔에 자국이 나며 늘어지고 무릎에 무리가 느껴졌다. 몸이 뚱~~ 하며 엉거주춤 부드럽게 걸어지지 않았다...
고택을 구경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며 타일로 말끔하게 치장한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요즘 벽화가 그려진 곳이 많아 고유한 특성이 없어져가는데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동네 이름은 정릉으로... 이성계와 그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가 이곳 정릉 우물가에서 만나 당시에 장수였던 이성계에게... 체할까 봐 버드나무 잎을 띄운 물을 건네고 그 뜻에 감탄한 장수가 청혼했다는 사랑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선뜻 버드나무 잎 띄울 생각은 아무나 못하는 법이라 보통 여인은 아니었을 듯싶다. 이성계가 죽으며 같이 묻히길 원했다 하나 정릉과 동구릉으로 나뉘었으니 어쩌나! 정릉천으로 접어들자 맑은 물이 흘러서 아~~~ 상쾌한 기분이여!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중간에 청계천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이렸다? 청량한 물소리를 오랜만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