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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택을 구경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며

타일로 말끔하게 치장한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요즘 벽화가 그려진 곳이 많아 고유한 특성이

없어져가는데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동네 이름은 정릉으로...

 

 

 

 이성계와 그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가

이곳 정릉 우물가에서 만나 당시에 장수였던

이성계에게... 체할까 봐 버드나무 잎을 띄운

물을 건네고 그 뜻에 감탄한 장수가 청혼했다는

사랑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선뜻 버드나무 잎

띄울 생각은 아무나 못하는 법이라

보통 여인은 아니었을 듯싶다.

이성계가 죽으며 같이 묻히길 원했다 하나

정릉과 동구릉으로 나뉘었으니 어쩌나!

 

 

 

 정릉천으로 접어들자 맑은 물이 흘러서

아~~~ 상쾌한 기분이여!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중간에 청계천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이렸다?

 

 

 

 청량한 물소리를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상류라 주변의 돌들이 큼직했고 기반암의

널브러짐 하며 붉은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무학대사가 한양을 서울로 정할 즈음 아마

이곳 정릉천 주변도 왔다 갔다 했으리라!

가까운 곳이지만 처음 와본 동네인데

물가에 수양버들도 아름답더니...

 

 

 

 경국사에 도착했다.

앞으로 물이 흐르고 뒤에는 예전의 청수장이라 하여

북한산 자락 중 하나가 시작되는 곳이었다.

龍이 기둥을 감싸고 있는 일주문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숲이 우거져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고려 말에 창건되어 원래 이름은 청암사였으나...

1669년(현종 10) 신덕왕후가 묻힌 정릉이 복원되면서

원찰로 지정되어 제사를 지내고 경국사로 바뀌었단다.

이승만(李承晩) 이 대통령 시절에 자주 찾았던 곳으로 

부통령 시절 닉슨도 방문했던 절 이라나?

 

 

 

 연등이 아름다웠는데 난 그림자가 더 신기했다.

도안(圖案) 없이 기하학적 무늬를 햇빛이 만들었지 뭔가!

 

 

 

 범종각에는 범종과 목어와 북이 보였는데

나머지 운판은 무엇인가 궁금하여 올라가 보았다.

이들은 소리로써 불음(佛音)을 전파하는 의미가 

있다 하며 그중 운판은 허공을 나는 생명을 향하여,

목어는 수중의 어류를 향하여 소리를 내보낸다는

상징적 기능을 알게 되었다.

 

 

 

 절을 나섰는데 절 담장과 정릉천이 멋지게 어우러져서 놀랐다.

올 때는 물만 보며 와서 못 봤나,

아니면 반대 방향이라 담장이 없었을까!

아하~~ 지도를 보니 반대 방향이라 다행일세! 

그렇게 정신이 없었나 했네.^^

 

 

 

 끝으로 어느 골목 앞에서 멈추어 낮은 소리로 이야기 나눴다.

사시는 주민들이 보러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는데...

담장의 노란 해바라기 그림 앞에는...

 

 

 

 이런 빈 공간으로 오래도록 방치된 집이 있었으니...

김두한이 네 번째 부인과 살던 집이라는데 담쟁이덩굴만 무성했어라,

여인들이야 부러울 것 없는데 남자들은 부러울 수도 있겠네!

사연이 있겠지만 다른 용도라도 쓰지 않고...

아까웠다.

 

 

 

 그리고 그 집 옆으로는 토지(土地)의 저자

박경리가 살던 집이 있었다. 사위 김지하가

민주화 운동으로 쫓길 때 숨겨달라고 한 집이라는데

거절해서 돌아갔다는 정릉집! 6.25 전쟁 때 남편이

돌아가시고 아들도 3살 때 잃고 딸 하나 남아

사위 옥바라지를 위해 이곳 정릉에서 원주로

이사 가셨단다. 이름을 남기고 간 분들은 이렇게

몇 년을 살아도 이야기가 남아 있구나!

 

 이밖에도 김지미와 나훈아가 살던 집 주위에

'김지미길'이 생겼다는 이야기...

정릉천 주변 경치가 좋아 외국인들이 처음 지었다는

산장아파트(1977년 지어 지금도 있음) 이야기 등...

오전 10시에 만나 12시가 조금 넘어 헤어졌는데

집으로 향하는 버스도 마침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2018년  5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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