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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 만에 멀리 나가 하룻밤 자고서 왔다.

집 앞에만 서성이다보니 편안하면서도 단조로움이 일었고

설레임에 들썩이던 봄도 지나 나른해지기도 해서 떠나보자 ~~했다.

여수에서 행사가 있으니 여파로 사람들이 많을 듯하여 정해진 여정에 망설임 일었지만 친구들 얼굴 보러 가보자~~했다.

비교적 시간약속이 잘 지켜져서 출발~~~

 

 

 

 

 5시간 정도 걸려서 예쁘다고 소문난 순천의 '선암사'를 먼저 들렀는데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이 다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昇仙橋(승선교)'...물에 비친 반쪽이 합쳐져 항상 보름달 모습이라는.......

역시나 보물 400호라 한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다리라니 물어보나마나 平山은 흰구름에 얹어져 사뿐사뿐...

 

 

 

 

 돌로 쌓아 계곡을 정비해놓은 모습에 길이 자리잡기까지 얼마나 세월이 흘렀을지......

선녀가 내려왔다는 강선루(降仙樓)가 보인다.

다리 한쪽이 계곡에 빠져있어 멋스러움을 던져주었던 정자인데......

인간들도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선녀는 내려왔다니 그 옛날부터 아름다운 절이었던 모양이다.

 

 

 

 500년이 되었다는 매화나무를 찾아 두리번두리번하다....

목이 말랐을까 버찌 달고 늘어진 벚꽃나무에 아름다운 연못을 만났다.

서울은 이제야 싹이 나오던데 수련이 풍성하게 자라 일찍이 꽃을 피웠었네?

초파일이니 연등이 여기저기 매달려 차분함을 찾지 못하고 편백나무 숲을 만나서야......

 

 

 

 

  향기는 없었던 듯.... 

위로만 쭉쭉 뻗어 높다랗게 잎들이 달려서 마치 무뚝뚝한 남성 같기에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편백나무숲에 안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무를 품는 사람이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아~~~

어딜 가서나 까다롭지 않고 내내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해야겠구나!

 

 

 

 

 보이지 않는 잎들은 과연 어떤 모양일지 찾아보니......

시골에서 자랄 때 뒷집 울타리였던 나무인가 봐? 송충이도 많이 생겨서 지나가기가 무서웠던 기억인데,

비늘처럼 갈라지는 황토빛줄기에 세월이가면 굵어지며 이렇게 위로 자랄 수 있는 것인지.....

가는 줄기로는 피리도 만들었었는데...아이, 궁금해라! 그럼 울타리로 어떻게 키우나!

 

 

 

 

 송광사로 넘어가서 찍은 사진중 하나만 올려본다. 절은 예전에도 갔었으니...

저녁무렵 계곡 쪽으로 기울어진 나무에 담쟁이와 줄기식물이 조금씩 위로 영차영차 발걸음이 사랑스러웠으며...

여러 스님들이 돌아가시며 법고 (法鼓) 두드리는 모습 또한 근사하면서 인간적이었다 할까?

떨고 계신 스님도 있으셨으니......

 

 낙안읍성에서 하룻밤 쉬어가기로 되었는데 밤이 깊어 주위를 둘러볼 수는 없었고...

상추와 쑥갓 깻잎 등 풍성하게 농사지은 쌈을 챙겨온 친구가 있어 숯불 피워서 저녁을 먹고 밤하늘 구경하려고 나섰다.

머리 위로 북두칠성이 반짝이며 작은 불빛에 의지해 보이지 않는 꽃향기에 흠흠거리다 1시쯤 잠을 청했지만.....

방문 앞 모기향 내음에 숨이 막혀막혀...멍멍개 짖는 소리에 ...새벽닭 우는 소리에...ㅎㅎ...

 

 

 

 

 

2012년   5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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