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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무서운 질투심

평산 2012. 9. 1. 21:54

  

 

                                       * 창문 옆이 平山 자리*

 

 

 얼마 전에 서당 선생님께서 아저씨 한 분을 모시고 오셨다.

그동안 이곳은 비구니 절이기도 하지만 배우던 분들도 모두 여자였기 때문에

오직 선생님만 남자분이셨는데,

여든이 가까우신 선생님께서 훈시하시기를......

 "이제부터 美男이 한 명 들어왔으니 서로 좋아하는 것은 물론 없어야겠고,

풍기문란(風紀紊亂)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글씨 쓰시기 바랍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서예실에서는 平山이 막내다.

새로 오신 아저씨도 예순(60)에 가까우신 듯하고...

이를테면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신데 어찌하여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순간,  

하고 침이 튀어나오려고 했음을 꾹 참다가 얼굴에 혈압이 올랐을까 빨갛게 변했었다.

 

 '그동안 지켜보니 위험인물(危險人物)은 선생님이시던데 말이야.'

새로 오는 여인들마다 너에게만 특별하게 물어본다는 식으로 

韓紙 조그맣게 뜯어서 전화번호 적어 달라 하시고,

(제자인데 떳떳하게 물어보신다고 누가 뭐라고 할까?)

채본 써주실 때 붓 건네 드리다 보면 슬쩍슬쩍 손 만지시는 것은 기본이며,

써주시고 가실 때 허리 한번 쓰다듬으시는 습관! 

 

 아저씨가 오신 그날부터 무엇인가 많이 바뀌고 있었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여학생들 옷이 선생님께는 누굴 홀리려는 특별한 옷으로 변해 갔고,

다과시간에 웃기라도 하면 그 美男 아저씨를 좋아한다는 뜻이었으며,

여인들에게 파묻혀 오히려 수줍어하시는 아저씨가 깎아놓은 과일에서 멀리 계실 때에... 

한 조각이라도 드릴라치면 알랑거린다는 표현을 거침없이 쓰시며 질투심을 나타내셨다.

정작 아저씨는 조용히 오셔서 글씨를 쓰시고 필요 이상 이야기를 건네는 여인들도 없었건만,

선생님 신경은 다소 야위시는 듯 날카로워지시더니......

어느 날 점심공양을 둘이서 하게 되었는데......

 

 마침 아저씨와 바로 옆에서 쓰시는 분이 함께 나오시질 않자...

(여자분이 10살은 더 많으시다.)

둘이서 지금 만나 데이트하느라 오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며 열이 바짝 오르셔서는?

 "선생님,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어서 식사나 하세요."

배도 고프지 않았지만 선생님 혼자 드시게 하는 것이 뭐해서 따라왔건만......

느리게 먹는다고 했어도 나는 이미 다 먹었는데 계속 무어라 말씀하시느라

점심은 전혀 줄지 않으시고 결국은 두 분이서 사귀느라 이제부터 서당은

안 나오실 거라며 별 상상에 소설까지 쓰시며 예측을???

 

 처음에는 웃다가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그분들 나이가 얼마신데 지금 그런 걱정을 하시며,

설령 그렇다 해도 거기서부터는 그분들 사생활인데요, 

저도 마음공부하러 오는 것이니 이제부터 그런 말씀은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했더니만 계속 성이 안 풀리셔서 #$%%^&*%$##~~~

아~~~ 할아버지의 이 질투심이란......

 

 "아저씨 왜 모시고 오셨어요? 학원에서 조용히 공부하시는 분을......?"

(아저씨는 원래 OO에 있는 선생님 서예학원에 다니셨단다. 절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공부하는데...)

그 날 이후로 학생들이 보면 평범한 일상이건만 事事件件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속이 상하고 당신이 모시고 온 美男 때문에

선생님은 바람 잘 날이 없으시며 질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것도 공해이니 어찌하오리~~~ㅎㅎ

 

 

 

 

2012년   9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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