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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오기 전 초록을 즐기자며 2주 만에

다시 山에 올랐다. 숨은벽 능선에 가기로 해서 나름

준비운동을 했는데 오르고 싶다는 친구가 결석을?

기온은 높고 자외선이 강한 날이었으니 암벽을

타기에는 무리다 싶어 도봉산 오봉으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불광동에서 송추 쪽으로 가는 버스가 좀 길게

가는가 싶은지 누군가 집에 일찍 가야 한다고 해서 

가다가 그냥 내렸다. 보이는 곳이 다 山인데

어느 방향으로 가든 어떠하리!

발길 가는 곳으로 가보자.

 내린 곳은 북한산 둘레길 중의 한 곳인 '충의 길'

구간이었다. 예정에도 없이 어쩌다 이곳에 발을

딛고 있을까, 그러고 보면 이곳 땅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는 뜻인지...?

 5월의 숲을 통과한 빛은 야광처럼 눈부셨고

애기나리가 군락을 이루며 맞이해 주었다.

들꽃들 구경에 둘레길을 계속 걸을까?

산길로 접어들까... 두런두런 이야기하던 중....

군부대에서 사격연습을 하는지 총소리가 크게

들려서 놀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다다다 다다......

꼭 우리가 목표물인 냥 무섭다가 모퉁이를

돈 후에야 안심이 되었다.

 

 

 가다가 멀리 숨은벽 능선이 보였지만

멋진 풍경으로 지나쳤다.

 '암벽 오르기에는 햇볕이 너무 강해!'

 

 

 

 하지만 말이야, 사기막길로 접어드는 곳이었나?

계곡물을 건너다 옆을 바라다본 순간 대단한

흡입력의 무엇인가가 나를 쫘악 빨아 당기며

냉큼 어딜 가냐고 묻네? 심장은 뛰기 시작하고

산봉우리는 내려다보며 어서 오라 다그치고...ㅎㅎ

 "숨은벽에 오릅시다!"

 

 

 이리하여 갑자기 발걸음이 바빠졌다.

갈지자걸음이.... 저벅/ 저벅/...

저벅저벅저벅... 후다닥... 헉헉//

멋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勇氣가 있는 것처럼

해가 길어져서 다행이라며 짧은 시간에 땀을

흠뻑 쏟았다. 가파른 숲길이라 그저 앞만 보고

1시간 정도를 헤쳐 나갔을 것이다.

물 마실 겨를도 없었으며 에너지가 부족한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내가 자처한 일이니 뭐~~~~ㅎ'

비로소 하늘이 보여 언덕에 올라보니 걸어온 만큼이나 

줌으로 당긴 듯 山 정상이 가깝게 다가섰다.

물을 꿀꺽꿀꺽 넘기고 잠시 쉬자며 방울토마토와

참외를 먹었는데 하~~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언제 그랬냐는 듯 총소리는 들리지 않고 일자형

산봉우리들의 상장능선(?)이 보인다.

멀리 뒤편으로 도봉산 오봉도 들어오고 배를

채웠으니 꼬르륵은 멈췄는데 다리가 무거워졌네.

 

 

 영장봉이라 했던가!

햇볕은 쨍쨍, 얼굴은 점점 붉게 익어가고...

바위에서 반사된 빛도 무시 못 하는

무더운 날이었어라!

 

 

 힘은 그다지 들지 않았는데 웃지 않았네?

선글라스를 쓰면 햇볕이 부드러운데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 듯해서 쓰지 않다가 사진을

찍는다니 폼을 잡았다. 언제 다시 와보나!!

보고 또 봐도 가슴 벅찬 곳이다,

무리는 하지 말아야겠지만 모르셨던 분들은

한번 다녀가시길 권하고 싶다.

 

 

 하늘 아래 소나무 두 그루,

그 그늘에 의지하여 열을 잠시 식히며......

이곳의 마당바위에서 2시 30분쯤 맛있는 점심과

황홀한 커피에 한 시간 정도 머물렀을 것이다.

바삐 올라왔지만 오늘 중으로 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듯해서 여유를 부린 것이다.

자연스러운 사진, 감사드립니다...^^

 

 

 산 위에는 연달래는 물론 진달래도 피어있었다.

2주 전만 해도 700m 윗부분은 겨울 분위기였는데 

나올 잎들은 다 나와서 꽃까지 피웠으니...

나무들도 꽃들도 그 사이에 얼마나 열정을 쏟았겠는가!

 

 

 방금 지나온 폭이 좁고 아슬아슬한 길이다...ㅎㅎ

오른쪽으로 붙어서 왼쪽으로는 감히

내려다도 못 보고 지나왔다.

 

 

 이제는 다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올려다본다.

무서워서 벌벌 떤 구간이 몇 군데 있었는데 눈으로 

먼저 올라보고 자신 없으면 다른 길을 찾고 

도움을 받기도 했다.

 '아이 무서워!!'

 

 

 많이 올랐지요?

 

 

 조금  더!!

 

 

 숨은벽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백운대 정상

북쪽벽이다. 사진 왼쪽으로 동그라미 하얀 점이

태극기인데 너무 작게 보인다. 두 번째 올랐을 때는

앞사람 뒤꿈치만 따라가다가 노란 선 쪽으로

움직여 성벽을 기어코 넘었는데.....?

고지가 왼쪽이라 해서 기절할 뻔하다가 다시

내려와 숨은벽으로 올랐었으니... 호호호!!! 

 

 

 숨은벽을 오르다 뒤돌아서 바라본 풍경!

우리나라 북쪽으로 아마 양주 쪽일까요?

서울에 이런 멋진 山이 있다는 것은 자랑거리다.

 

 

 이쯤에서 더 이상 바위로 오를 수 없으니

숨은벽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야 한다.

가파르고 돌들이 많아 무리가 올 수 있는 곳이지만

그동안 계단을 오르내린 것이 힘이 되었다.

물이 더위에 뜨거워져서 끓는 물을 마셨다...ㅎㅎ

 

 

 오르며 숨은벽을 올려다 본모습.....

아하~~~ 이제 넘으려는 찰나!

요즘은 찾는 이가 많아져 '들킨벽'으로

이름이 바뀌려고 한단다.

 

 

 홀딱 넘어서 석양빛에 빛나는 인수봉을

바라본 모습이다. 뒷벽을 오르며 땀이 무척

났는데 바람골에 서서 몸을 식히고 우이동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처음부터 숨은벽을 올랐으면

길이가 줄었을 테지만 둘레길을 약 3km 걷다가

올랐으니 준비운동을 한 셈이던가!

 

 버스에 오르니 졸음이 쏟아지고 얼굴은

벌겋게 익어서 집에 도착했어도 화끈화끈.....

씻고서 팩 하나 했는데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화끈거리고 볼이 탄 모습이다. 멋진 광경을 

보고 와서 단 계급이라 생각한다....^^*

 

 

 

 2013년  5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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