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인삼향기 폴폴

평산 2014. 10. 10. 19:53

 

 어릴 적 인삼마을에서 자랄 때는 한여름에 수확을 했었다.

어느 집에서 인삼을 캐왔다는 소문이 돌면 소쿠리 들고 그 집에 가서 차례를 기다리고...

100뿌리씩(?) 담았는데 이것을 한몫이라 하여 집에서 깎아다주거나

그 집에서 깎던가 하면 당시에 100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세상에 한 뿌리를 깎으면 1원이었네!...ㅎㅎㅎ...

 

 마을 아낙네의 여름날 손톱은 항상 누런색이었으며...

대나무로 만든 삼칼에 무엇에 썼는지 삼베로 만든 헝겊이 따라다녔던 기억이다.

무릎 위에 蔘을 얹어 깎고 또 깍다보면...

온몸이 비틀어지며 蔘 100뿌리 깎기가 어찌나 지겹던지 나중에는 소쿠리 째 집어던지고 싶어진다.

여름이면 아이들 마저 인삼 깎기에 달려들어 골목마다 인삼냄새가 폴폴 났었다.

사람이 숫자를 세었으니 간혹 100뿌리가 넘을 수도 모자를 수도 있었다.

넘으면 횡재요, 모자라면 물어내라는 소리가 들리며 울상...^^

 

 

 

 

 요즘은 트랙터로 인삼을 캔단다.

기계가 돌아가며 저절로 흙을 털고 인삼이 밑으로 떨어지면 사람이 담는다는데...

캐는 시기도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었을까!

여전히 이삭줍기는 있는 모양이어서 세 뿌리만 주워도 삼계탕을 만들 테지만...

아휴~~~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인연 따라 茶라도 끓여먹으라며 人蔘이 전해졌다.

2년 전에는 묘삼을 보내주셔서 반찬 해먹고 나누며 즐거웠는데... 

그동안 주소를 버리지 않으시고 마음이 엄청 약하셔서는 보내신 것이다.

솔직히 平山은 풍성한 수확이 있으시기만을 바랬다...ㅎㅎ...

그런데 무조건 나누고 싶으셨던 거지요?  

 

 人蔘 香氣를 맡으니 어릴 적 아버지 따라 삼밭에 갔던 일이며,

초록잎들 위로 빨간 씨앗이 맺혔을 때의 아름다움...

멍석 깔고 깎은 뽀얀 蔘을 말리던 모습과 꾸덕꾸덕 해지면 실로 접어 널었을 때의 말끔함!

높은 둔덕의 밭에서 호미 들고 고랑 매던 기억이 스친다.

 

 

 

  2014년   10월   10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번째 만난 그녀...  (0) 2014.10.23
모처럼 손들었다가...  (0) 2014.10.15
개꿈만 꾸다가 혹시?  (0) 2014.10.03
  (0) 2014.09.25
국립무용단<토너먼트>  (0) 2014.09.20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