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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말의 거리가 뒤바뀌었다. 정상이 가까워진 것이다.

능선을 타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왔으며 친구들은 이곳에서 험한 길로 접어들었지만....

난, 혼자서 우회 길로 들어서며 천천히 올랐다.

유명한 Y계곡은 처음에야 멋모르고 갔다가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벌벌 떨다 왔었고...

또 한 번은 다소 여유가 있으며 풍광을 둘러보기도 했으나 긴장하는 것이 싫어서 이 길로는 접어들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가지 않았던 길이면 좀 험해도 궁금해서 갔을 것이다만 이제 편안함이 좋다.

 

 

 

 돌아서 간 길은 북한산 숨은벽을 마지막으로 돌아서 오를 때와 비슷하였다.

커다란 바위가 많고 계단참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계속 높아지기만 하는 길이었다.

누구나 많이 걸어온 깊은 산속이니 발걸음이 무겁기도 할 것이라 앞서려는 마음도 없었다.

묵묵히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객처럼 길은 많으니 알아서 가라는 묵언도 존재했으며 뒷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앞사람이 고마웠다.

 

 

 

 땅은 얼어있었다.

움푹 파인 곳들은 살얼음으로 빛났으며 햇볕에 녹은 부분도 있었지만 다시 얼다가 녹다가 꽁꽁 얼어붙겠지.

여럿이서 가다가 이런 길로 접어들었음이 은근한 기쁨을 주었다.

명상을 하는 듯 잔잔함이 피어나며 한발 한발 디디는 행복함이 있었다. 

 

 

 

 30분쯤 일찍 도착했다.

햇볕을 쬐다가,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사진도 찍다가, 근사하게 생긴 자운봉을 바라보고, 사람 구경도 했다가.....

혹시 나를 못 찾고 있는지 우회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갔다가 왔다가...ㅎㅎㅎ...

 

 

 

 쪼로록 신선대 오르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다가...

 '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풍경이구나!' 감탄했다가......

이 높은 곳에 고양이가 살아서 사람들 곁을 어슬렁거리며 얻어먹는 것도 구경하다가...

 

 

 

 바로 옆 봉우리도 두리번거리고, 고사목도 살펴보고...^^

다시 궁금해서 갈림길에 올라 커다란 소나무 줄기에 몸을 기대고 기다리니 높이가 있어서 바람이 솔솔 불어 추워오기에...

짐을 다 가져갔으니 어쩌나! 뜨거운 커피 한 모금에 옷도 입었으면 좋겠구먼!

 

 

 

 그러다 만났다.

나름 정상에 섰으니 셋이서 사진 한 장 찍고 신선대와 자운봉 사이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급하기도 하지, 꼭 누가 일등을 하나 내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날 저물 시간이 남았는데 멋도 없이 말이야...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제일 뒤에 따라가며 언뜻 신선대를 올려다보니 사람들이 오르는 풍경도 장관이었다!

바위만 있었으면 이렇게 멋진 모습일까?

 

 

 

 햐~~~~

내려가다 보니 이런 풍경도 있었다...ㅎㅎㅎ...

어떻게 올라갔을까, 줄타기를 했을 테지, 사람 사는 세상은 또 어떤가!

앞에서 보아도 옆에서 보아도 선인봉(708m) 만장봉(718m) 자운봉(739.5m)이 모두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가다보니 중간에 위치한 만장봉이 이런 모습이었다.

위사진과 3분 정도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 사이에 주홍색 옷을 입은 한 사람이 늘어난 것도 같고...^^

바위를 다 내려왔을 무렵, 뜨거운 커피라도 마시고 가자며 남은 빵과 단감, 커피, 떡을 맛본 후 다시 속도를 내었다.

귀신이 따라오는 것도 아닌데 그랬다.

 

 

 

 

 휴~~~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마음이 한결 느슨해졌다,

앞으로 1시간 정도는 더 내려가야 하지만 험한 길도 아니겠고 오늘의 일정이 무사히 끝났다는 생각과 ...

아랫녘이라 겨울이 아닌 푸릇함과 단풍이 남아있어 편안함은 물론 포근함마저 들었다.

멋진 풍경을 봤으며 사람 사는 세상에 내려와서 그럴 것이다...ㅎㅎㅎ...

 

 그러니까. 포대능선의 뿌리가 어딘지 늘 궁금했다가 춥기 전에 다녀왔으니 한 가지 소원을 풀었다.

역시 세상은 두드리면 열리게 되어있으며 살만한 곳이다...^^*

 

 

 

 

2014년   11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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