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혼자 배우게 되어 일찍 끝났다.

가방을 챙기며 폰을 열어보니 웬 전화가 이렇게 많이 와있나?

즉시 연락을 달라고 아우성이네......^^

 

 공연을 보겠다던 친구가 가지 않게 되어 표가 남았다는 소식으로...

어떠 공연이든 반기는 편이라 순간적으로 설레었지만,

바로 전날 12시 5분 전에 들어왔으니 눈치도 보이고 도시락반찬도 만들어야하는데 어쩌나!

밖으로 나오며 맛있어 보이는 과자를 골라 아직 3시간이 남았으니 걸어오며 이런 저런 생각에...

가는 것도 나름 재밌겠지만 집에서 할일을 하는 것도 섭섭하지 않겠단 결론을 내렸다.

 

 띵동~~~♬

쉬는 날이라 남편이 과자부터 받아들고는 방긋!

전혀 다른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방향을 돌려 어렵게 말을 건넸다.

 "공부 끝나고 나오는데 공연 보러가자는 전화가 수십 번 왔었어, 쫓겨날 것 같으니 못 간다고는 했는데......."

컴퓨터를 켜고 무슨 공연인지 찾아보며 혼자 중얼중얼 입속에서 나올 듯 말듯 옹알이를 했더니,

 "갔다 와, 도시락 하루 안 싸가면 어때? 나는 과자 먹어야지......^^"

 

 

 

 그리하여 짧은 시간에 급한 일부터 마치고는 과자 2개를 넣어 지하철역으로 향하다...

5-1 지점에 친구가 도착해 있다는 소식에 집안일은 몽땅 잊어버리고 공연 보러간다는 사실만이 들어찼다.

지하로 내려가 멀리서 서로를 알아보고는 반갑다며 춤 한번씩 추고...ㅎㅎㅎ...

충무로를 지나 산뜻한 전기버스를 타고 남산 언저리에 도착하였다.

이 때가 7시 10분쯤이었으며 오늘 볼 공연은 잠깐 동안에 표가 매진되었다는 저 위의↑ '야호'.

 

 

 

 파랗게 남산타워가 옆으로 보인 국립극장은 주위에 건물이 없으니 더욱 어둠속에서 빛났으며,

산 중턱이라 서늘한 기온이 맴돌았으나 최근 들어 두 번째 오는 것이라 요령이 생겨 간단하게 간식까지 먹고는...

동창들 여럿이 도착했다니 들어가서 오랜만에 얼굴들을 대했다.

딸이랑 온 사람이 둘, 동생이랑 온 사람, 그리고 나머지 동창들 넷...

 

 

 

 달님도 보고 싶은지 기웃 기웃 하는데...

 '야호~~~~'를 외치며 해설이 함께 하는 공연이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국립국악단이 기대되었으나 정기공연이 아니고 배경음악을 해주는 입장이라 섭섭함이 있었지만,

스페인의 '플라멩코' 음악과 춤을 바로 앞에서 접하게 되어 열정과 절도 있는 무대를 대했으며,

'어른돌'인 god의 태우가 나와 생전 못 들어본 노래였음에도 흥을 돋우어주었다.

 

 끝나자마자 막차를 타고 동대문운동장에서 내렸는데 어딘가 어딘지...???

밤눈이 어두워 건물 옥상에 불 들어 온 것을 보고 남산타워라고 하질 않았나...ㅎㅎ...

정신 차려 집에 도착해서는 앞치마를 두르고 나물무침과 달걀을 풀어 반찬 만들며 12시를 넘기고야 말았는데,

갑자기 보러 가는 공연에 몸은 버거웠지만 일상의 탈출이라 즐거웠다.

 '야호~~~~~'

 

 

 

 

 

2014년  11월  30일  평산.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