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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이런 사람도 있고...

평산 2016. 2. 25. 14:16

하루는 그림을 그리러 갔더니...

퇴직하신 분이 새로 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자리에 다른 사람의 한지와 먹물이 보여서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나 보다 짐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곳이고...

그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위주로 운영이 되니까

다른 빈자리가 있었어도

같이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같은 시간에 그 장소에 가질 않으니

서로 만날 리는 없어서...

누구인지는 전혀 모른다.  

 

다만, 처음 오신 분이 용기(?) 있게도

1년을 넘게 한 내 자리에 있던

접시와 한지를 모조리 꺼내서

미안하단 말도 없이 옆에 따로 놔두고 자신의 것을

들여놓은 점에서 예의 없다고 여겼지만

나이도 많은 사람이고 만날 일도 없겠고...

그런 수준의 사람이구나 하고는...

나그네가 되어 옆에 두고서 썼다.

 

 어느 날은 커피 마시다 흘려서 담요 대신

까는 깔개를 빨아간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붓에 먹물 묻히는 조절이 전혀 안 되는 가...

2주일 만에 바닥을 까맣게 적혀놓아

옆에서 그리는 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보다 놀라는 모습을 대했다.

아무리 처음 붓글씨를 쓴다 해도 이런 사람은

못 봤어서 성격이 조심스럽지 않은 사람이구나!

몇 년을 쓴 사람들 자리에 가봐도

이렇지는 않던데...

 

 일주일 전에 가보니

내 먹물을 다 써버리고 없었다.

집에 가서 쓰는 것이 아니면 먹물 한 통

쓰는 것이 몇 달 걸리는데 어쩐 일일까!

쏟았나?

 

 그리기가 끝나면 책상을 같이 쓰니

정리를 더 하고 오는 편이었다. 

먹물이 차지하는 공간도 없애려고 물통에

가지런히 넣고 왔건만

애들도 아니면서 니꺼 내 것 구분도 없으니... 

슬며시 화가 났다.

 

 마침 철수하려고 마음먹었기에 

염치가 없는 사람이라 보란 듯이

쓰던 먹물을 비어 있는 내통에 따라 돌아왔는데

그냥 잘 먹고 잘 살아라 두고 올 것을...

당시에는 시원하더니 시간이 지나며

씁쓸해진다. 누구라도 곱게 늙어가려고

마음먹을 테지만 어렵나 보다!

 

 

 

 

  2016년  2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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