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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평산 2016. 2. 28. 12:06

 

 엿 두 봉지가 들어왔다.

먹을 것을 좋아하니 반기면서도

속으로 맛없기를 기대했다.

 '맛 좀 제발 없어다오!'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괴로워서 그렇다.

눈앞에 있으면 참질 못하니

부엌을 정리하다 말고 즉시 손에 들었다.

허깨비처럼 가벼웠으며 구멍이 숭숭

골다공증에 걸린 것처럼 쉽게 부러졌다.

입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바스락!

 

 그런 다음에는 마구 씹을 수가 없어 막막해졌다.

 '아차! 어쩌지?

뭘 어째, 이런 일 처음도 아닐 테고......'

깨물고 난 뒤에는 느긋하게 뜸을 들여야 했다.

입 속에 반짝이는 금이빨이 있어

같이 들릴라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급하게 엿 하나 먹다...

귀찮은 치과도 가야 한다면 아이코!!!

 

 기다리니 엿이 어쩔 수없이 변하기 시작했다.

스르르 버터가 녹는 냥 부드럽게 변해서

혀끝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콩고물이 묻어 첫맛은 고소했으며 달콤함에

금세 입안에 남는 것이 없었다.

 

 

 

 

  

 '단순한 달콤함은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

방금 전에 신문 읽었으면서...  

그냥 설탕 녹인 것은 아닐 거라며

고구마로 만들었을까, 옥수수일까?

영양분 있는 천연의 당분일 거야

건강에 좋을 거야 위로해주고...

내일 아침 당장 불룩한 허리 부분이 그려지지만

오늘 맛있으면 최고라는 전략을 앞세웠다.

 

 많이 먹으면 느낄 할 것이라는데

느끼하지도 않았다.

 '뭐가 느끼함일까?

돼지기름은 싫다만 맛만 좋네...'

이제 요령이 생겨 콩고물 흘릴까

입에 넣을 크기로 잘라놓고 우물우물 우물우물...

정리를 계속하며 하나씩 우물우물 우물우물...

멈춰야 하는데 멈출 수가 없어

한 봉지를 거의 다 먹었더니???

 

 그렇게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아우성이 들린다.

누가 그 걸 모르나? 우물우물 우물우물~~~ㅎㅎㅎ

걱정을 하면서도 우물우물 우물우물~~~

그러니까 애당초 이런 선물은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며 우물우물 오물오물~~

몇 개 남지 않은 봉지 들여다보고 놀라

우물우물 우물우물~~~ ^^

흐이구, 우물이라도 파러 가야 끝마치겠으니 어쩌나!

 '차라리 얼른 끝내버리자!'

 

 

 

 

 2016년   2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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