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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도시락 사러 가며...

평산 2019. 8. 4. 16:56


 도시락 반찬통 하나가 표면이 거칠어졌다.

접시에 덜어 데우라 해도 전자레인지에 몇 번 돌린 듯하다.

밥을 해 먹으니 굳이 보온도시락일 필요는 없어서 스테인리스로 마련하려고

주방기구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귀뜀을 해둔 후 일주일쯤 되었을 것이다.


 집 떠날 때 구름이 가득해서 모자나 양산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5분을 못 가 햇볕이 쨍쨍해졌다.

'에구, 모자라도 가져올 것을 짐작이 빗나갔구나!'


 평소에 누군가가 지켜주신단 생각을 하며 지낸다.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비가 쏟아진다거나...

비가 오더라도 실비가 잠깐 지나는 정도여서 은근히 믿어보는 편인데,

금방 햇볕이 나와 오늘은 그 누군가가 바쁘신가? 했다.


 길 건너 그늘로 향하려다 길폭이 넓어 신호등 기다리기도 그래서

왔던 길로 걸으며 멀리 목적지가 보여 친구 만날 생각에 즐거웠는데...

길거리에 나있는 마트를 지나자 동네랑 비교하며 뭐 살 거 없나 정신 팔다 앞을 보니, 

그 사이 그늘이 만들어져서 어쩐 일인가 하늘을 빼꼼 쳐다보게 되었다.

제법 높은 건물들 때문에 고개를 왼쪽 위로 돌려야 했는데, 

와우~~~ ♬





 '고맙습니다!'

 '정녕 지켜주시고 계셨군요?...ㅎㅎ'


 마음의 神께 고마움을 전하며 도로를 건너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삼단 도시락과

실리콘으로 만들었다는 주방기구 2개 사고, 일하고 있으니 잠깐 이야기 나누다

지하에서 근무하는 친구까지 만나 상큼한 청포도 주스 얻어 마시고 충만해져서 돌아왔다.

도시락도 사야했지만 이날은 누군가 만나고 싶어 튀어나갔던 것으로,

구름 속 하늘에서 빛이 번진 근사한 광경까지 대한 날이다.





  2019년  8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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