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작은 항아리에 덜어가며 쌀을 먹고 있는데
떨어져서 담으러 갔더니 쌀이 동글동글 구름 모양이 되어 있었다.
'아이쿠, 이를 어쩌나!'
평소에 빈 항아리를 내어주며 갖다 달라고 부탁하지만
남은 쌀이 어느 정도인가 보려고 열어보니 모양새가 그랬던 것이다.
쌀을 덜고 나서는 꼭 봉해야 한다고 했건만...
암튼 내 불찰이다 싶었다.
생각지 못한 일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급한 대로 넓은 함지박에 약 6~7 kg의 쌀을 담고 부엌으로 옮겼다.
아직은 날아다니는 나방이 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손대긴 뭐 해서 비닐을 준비해 작은 국자로 덩어리를 골라 옮겼으나
애벌레가 기어 나올 수 있고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채반을 꺼내 쌀 몇 국자 담고 흔들어
납작하게 만든 다음 이리저리 휘젓기도 해서 물 담은 그릇에 퐁당퐁당 던졌다.
저녁 설거지가 끝난 후라 이미 몇 시간 서있었는데
다시 서서 작업하려니 머리가 띵했다.
비교적 세세하게 골라 통에 담은 후 물그릇에 던졌던 쌀을 저어서 여러 번 헹구었다.
애벌레가 둥둥 떠서 하수구로 내려가는데 속이 시원하였다.
아마 ~~~ ♬♪ 마리가 떠내려갔을 것이다.
색깔도 괜찮고 냄새가 없어 먹으려고 소쿠리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날 아침밥을 해야겠는데 씻어놓은 쌀로 밥을 하자니...
도저히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그냥 쌀이지 뭐?'
'씻었잖아, 무엇이 걱정이야?'
'아까워! 그런데... 안 넘어갈 것 같아...ㅠㅠ ...'
결국 그 쌀이 그 쌀이지만 다시 씻어서 밥을 해먹고는...
번데기 쌀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여러 가지 떠올리다가
비닐에 넣어 새들이라도 먹으라고 산책을 하며 몇 군대 나눠놓았는데
나름 좋은 생각이었으나 순간 아~~~ 차차 했다.
그렇다면 씻지 않고 번데기째라야 새들이 불고기까지 먹고 포식하는 건데???
괜히 수돗물 버리며 깔끔 떨었구나 싶었다.^^
여름철 남은 곡식들은 펫트병이나 뚜껑 단단한 통에 넣도록 하자!
2019년 8월 21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썼다 응원하는 꽃! (0) | 2019.09.14 |
---|---|
기계의 등장 (0) | 2019.09.03 |
겸사겸사... (0) | 2019.08.07 |
도시락 사러 가며... (0) | 2019.08.04 |
그 밤에 애먹인 딸! (0) | 201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