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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평산 2019. 8. 21. 07:30


 작은 항아리에 덜어가며 쌀을 먹고 있는데

떨어져서 담으러 갔더니 쌀이 동글동글 구름 모양이 되어 있었다.

 '아이쿠, 이를 어쩌나!'


 평소에 빈 항아리를 내어주며 갖다 달라고 부탁하지만

남은 쌀이 어느 정도인가 보려고 열어보니 모양새가 그랬던 것이다.

쌀을 덜고 나서는 꼭 봉해야 한다고 했건만...

암튼 내 불찰이다 싶었다.





 생각지 못한 일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급한 대로 넓은 함지박에 약 6~7 kg의 쌀을 담고 부엌으로 옮겼다.

아직은 날아다니는 나방이 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손대긴 뭐 해서 비닐을 준비해 작은 국자로 덩어리를 골라 옮겼으나

애벌레가 기어 나올 수 있고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채반을 꺼내 쌀 몇 국자 담고 흔들어

납작하게 만든 다음 이리저리 휘젓기도 해서 물 담은 그릇에 퐁당퐁당 던졌다.

저녁 설거지가 끝난 후라 이미 몇 시간 서있었는데

다시 서서 작업하려니 머리가 띵했다.


 비교적 세세하게 골라 통에 담은 후 물그릇에 던졌던 쌀을 저어서 여러 번 헹구었다.

애벌레가 둥둥 떠서 하수구로 내려가는데 속이 시원하였다.

아마 ~~~ ♬♪ 마리가 떠내려갔을 것이다.

색깔도 괜찮고 냄새가 없어 먹으려고 소쿠리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날 아침밥을 해야겠는데 씻어놓은 쌀로 밥을 하자니...

도저히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그냥 쌀이지 뭐?'

 '씻었잖아, 무엇이 걱정이야?'

 '아까워! 그런데... 안 넘어갈 것 같아...ㅠㅠ ...'


 결국 그 쌀이 그 쌀이지만 다시 씻어서 밥을 해먹고는...

번데기 쌀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여러 가지 떠올리다가

비닐에 넣어 새들이라도 먹으라고 산책을 하며 몇 군대 나눠놓았는데

나름 좋은 생각이었으나 순간 아~~~ 차차 했다.

그렇다면 씻지 않고 번데기째라야 새들이 불고기까지 먹고 포식하는 건데???

괜히 수돗물 버리며 깔끔 떨었구나 싶었다.^^

여름철 남은 곡식들은 펫트병이나 뚜껑 단단한 통에 넣도록 하자!





  2019년  8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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