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침을 먹기 전 잠깐 바닷가에 나왔는데...

잠자리가 바뀌어 깊은 잠을 못 잤다니 식사 후

쉬는 시간을 갖을까 예상했지만 산책하러 나가잖다.

나야 이런 시간을 좋아하고 말고...ㅎㅎ

해당화가 끝무렵인지 열매가 주홍빛으로 여물었으나

간혹 곱게 피어 우리가 오길 기다린 듯하였다.

 

 

 전날 바닷가 구경을 해서 별 기대하지 않았지만

아름답고 고요한 풍경이 쭉 이어져 평화로웠다.

 "복잡한 관광지보다 좋은데?"  

 

 

  "눈물이 나오려고 하네!"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는 낭군을 보며 나도 울컥했다.

열심히 살아온 세월에 가끔은 숨통을 내줬어야 했지만

누군들 이런 시간을 갖고 싶지 않았겠는가!

마음속 여유가 없었던 것이리라!

 

 

 어르신들 파크볼 하는 들판을 지나...

 

 

 노랑꽃이 만발한 곳을 만났다.

  '무슨 꽃일까?'

 

 

 눈으로 담으라며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해서

눈치를 보다 허리를 굽혔는데 잎이 순비기나무와

비슷했지만 순비기는 보랏빛 꽃으로 기억하기에 손가락으로

노란색 꽃을 들고 따라가 봤더니 키가 낮아 잎은

거의 나오지 않은 씀바귀였다.

 '바람에 날려 이곳까지 왔구나!'

 

 

 텐트촌에서 아침 먹는 모습을 엿보고...

 

 

 캬라반이 늘어선 곳을 지났다.

몇 번 숙박한 기억으로는 불편함은 없었지만

안에서 있을 때 펜션보다 답답했다 할까?

 

 

 그런데 이렇게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지???

Sea Plaza라는 가족형 숙박시설이 이어지고...

곳곳에 '동해시 시설공단'의 팻말로 봐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 같지 않아 대단하다 싶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깨끗하였고 뒤늦게

휴가온 가족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런 곳은 근처에

가게나 식당이 없어 음식을 싸와야 되니 많은 가족이

오게 되면 모를까 고개를 도리도리 하였다.^^

 

 

 잠깐 찻집과 놀이터가 나타났다가...

 

 

 다시 해안(海安)이란 한옥마을이 보였다.

단층으로 지은 한옥이 있었고 2층집 누각에

멋스럽고 넓어 보여 하룻밤에 비싸지 않을까?

요즘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흔하다지만 국내여행객들도

많아 이런 시설들이 발달되어 있겠지 싶었다.

 

 

 

 

 

 이곳부터는 시설들이 보이지 않고 산책로가 끊어지며

멀리 시멘트 공장이 보였다. 시멘트공장은 원료지향적이라

산지에 입지 한다고 학교 다닐 때 배웠지만 수출을 위해

바닷가에 입지 했을까? 추측해 보았다.

 

 

 출발지로 되돌아와 잠시 앉았다가...

 

 

 뜨거워지고 있어 숙소로 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반대편으로도 걷자고 해서 궁금하던바 흔쾌히 응했다.

해안사구에 어린 소나무 심은 곳을 지나고...

 

 

 모래사장을 걸을 때 힘들었지만...

색다르게 서핑하는 곳이 나와 눈요기를 하였다.

한 여름에 얼마나 사람들이 몰려왔을까만은 시절이

끝난 걸 파도가 알았을까 기운이 빠져 있었다.

 

 

 6.25 전적지였나 참호를 만나고

 

 

 다시 숙소 쪽으로 돌아왔는데 얼굴이 익어 빨개졌다.

가볍게 출발했지만 3시간 정도를 걸은 것이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해변에서 쉬자며 낭군은 평상에 

앉았는데 난 모래사장 중간에 있는 그네의자도 탈 겸 

신발을 벗고 파도와 재밌게 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도를 스칠 정도만 담갔다가

점점 과감해져 장딴지에서 무릎을 지나 몰아치는

파도에 옷이 젖어도 끄떡하지 않고 뙤약볕에서 익은 

열기를 식히며 왔다 갔다 수십 번은 했을 것이다.

풍덩 빠지고 싶은 유혹이 달려들었지만 젖었을 때의 

민망함을 생각하여 꾹 참느라 애 먹었다.

해수욕장에서 물이 가장 얕았던 곳이다.

 

 

 

 

 작은 새들은 파도가 밀려왔다 무엇을 물어다 주는지

내 눈에는 보이지 않더구먼 연신 파도에

도망가면서도 이내 부리를 내리고 쪼았다.

 '종종종 종종종......'

 

 

 숙소로 돌아와 어제에 이어 사우나를

개운하게 끝내고 저녁식사하러 왔는데...

반대편에 앉았을 뿐이지만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

 

 

 생선구이로, 점심을 간단히 먹어 맛있을 수밖에!

 

 

 아침, 오전 산책에 이어 세 번째로 바닷가에 나갔다.

불빛에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시원한 저녁이었다.

15년 만의 여행은 나에게도 소중한 순간들이었으며

낭군에게 진정 위안이 되는 시간이길 바랐다.

손을 꼭 잡고 걸었다.^^

 

 

 

  2023년 9월  15일  평산.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