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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돗자리 도서관 체험

평산 2024. 5. 30. 12:11

 산책을 갔다 내려오며 '사회적 경제센터' 건물에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 총 6가지 행사에

신청자를 모집하였는데 그중 미각이란 단어에 이끌렸으나

마감되었다 해서 감은 오지 않았지만 책과 관련 있는 것

같아 '돗자리 도서관'을 신청하게 되었다. 집 앞이니까

일단 가까워서 참여했는데 멀리서도 오는 것 같아

정성이다 싶었다.

 

 아침에 내 이야기 공간을 열어봤더니 누가 200개 정도의

오래전에 쓴 이야기까지 읽고 있어서 나도 그 사람을 따라

옛날에 쓴 나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새삼 그때 그랬었구나!'

시간 가는 줄 모르다 청소나 하고 놀자며 생각이 바뀌는 순간

오늘 이곳에 참여해야 한다는 약속이 떠올라 화들짝 했었다.

이때가 9시 20분이었는데 50분까지는 도착해야 해서

이미 세수를 했으니 망정이지 청소를 후다닥 마치고

밥을 먹고는 달리기를 했다...ㅎㅎ

 

 그런데 도착해 보니 내가 1등이었다.

20명 모집으로 장소가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고

책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꽃송이들이 있어서 '어라?'

뭘까? 혼자서 상상해 보며 자리에 앉았다.

 

 의자가 천으로 만들어진 이런 모양이었다.

불안했으나 너끈히 내 몸무게를 견뎠다.^^

 

 '돗자리도서관'이란 한 마디로 옥상이나 사무실이나

개울가 옆이나 장소에 개의치 않고 돗자리를 펴서 종류가

다양한 책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찾아가는 도서관이었다.

우리에게는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워져 두꺼운

책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었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참여할 수 있었고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다들 어디로 갔는지 심심해서 꼬마가 몸부림치다...

어느 순간 한꺼번에 나타나 이상했던 날을 표현한 동화에다가

전기가 끊어져 에어컨도 못 틀고 쩔쩔매던 어느 더운 날!

달님까지 견디질 못하고 더워서 녹아내리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커다란 그릇에다 녹아내리는 달님의 노란 액체를

담아 집집마다 나누어 불을 밝히고 창문을 활짝 열어 

소통의 필요성을 표현한 책일까 재미나게 읽었다.

실제로 있었던 사람의 일대기를 표현한 작품도 있었는데

창조력이나 상상력들은 번뜩이는 무엇도 있어야겠지만

주변의 작은 일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음도 반가웠다.

 

 평일 오전인데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의외였으며 

책만 읽으면 재미없을 수 있으니 장미꽃다발 만들기,

사탕 나누기,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찾아 부채에 적어

나만의 부채 만들기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훈하였다.

집에 있으면 같은 시간에 동화책이던 그림책이던

5권을 읽었을까? 예쁘게 살라고 나에게 주는

꽃다발까지 말이다.

 

 

 

  2024년 5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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