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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민물과 만나는 모습!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며 파도가 겁나서 회 먹는
저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비옷을 입고 이 순간을 즐기며 숙소로 향했다.
비옷 입고 들어서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으며
건물 안에 들어오니 아늑하고 무서운 바다를 이제야
떼어버린 듯 후련하기도 했다...ㅎㅎ
방에 들어가면 나올 수 있을까 싶어 숙소에 있는
공원을 돌아보았는데 이런 시설은 애초에 생각을 못했어서
대지가 넓고 대단하구나! 싶었다. 양쪽에서 반겨주는 물과
관련 있어 보이며 조심스럽게 목욕하는 모습(?)의
아름다운 여인들이 싱그럽고 상큼하게 느껴졌다.
비가 잠시 그친 듯 하더니...
강하게 쏟아졌다 약하게 내리기도 해서 비옷을 입고
우산을 써가며 조각공원까지 샅샅이 돌아보았는데
마침내 신발에 물이 들어가 발을 디딜 때마다
물총을 쏘듯 했지만 이왕 젖었으니 뭐~ ^^
어릴 적 생각나는 재밌는 조각도 보였고...
일출 때 작품사진으로 찍는다는 장소를 돌아 돌아
늦은 점심으로 빵을 먹고서 방을 배정받아 들어와서는
한참을 헤매고 걸었으니 다리도 쉬어줄 겸 한숨 잤다.
하지만 30분이 지났을까? 시간이 아깝다며 이 빗속을
다시 나가자고 해서 신발이 젖어 마땅찮았어도 오랜만에
휴가라고 왔으니 남편뜻에 따라 양말을 갈아 신고 다시 빗속에
들어가 바다 옆을 걷다가 저녁을 먹고 들어왔는데 새양말에
물이 스며들어 신발이 신을만해서 웃음이 나왔다.
숙소에서 바라본 바다풍경이 참 근사하였다.
어둠이 내릴 무렵 베란다에 비가 들이쳐 순간적으로
포착한 작품(?)인데 지금 봐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른쪽 아래의 작은 건물이 부채길의 매표소다.
바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와 공중의 터널을 지나야
우리가 묵은 방이 나왔는데 이곳의 단점이라면 음식이
다양하지 않았고 단품이 없어서 밖으로 나가자면
먼 거리에 귀찮았던 점이다.
어둠 속이었던 비가 멈추고 아침이 밝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어제 정동진 부채길을 왕복(7km 정도)
으로 걷고 쉬는 것이었는데 너울성 파도가 심해 문을 꽁꽁
닫았으니 오늘은 제발 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
방에서 자꾸 매표소 쪽을 내려다보았다.
아침 9시가 넘어서 부채길은 문이 열렸다. 야호~~~!
초등학교 동창들이 몇 년 전 부채길을 다녀왔는데 그때
가지 않아 다행이었으며 기대감을 가지고 짐을 완전히
싸서 아침을 먹고 어제 열지 않았던 가까운 곳들을...
먼저 산책하였는데 아직 직원이 오지 않았는지
문을 열지 않아서 우리가 열고 들어간 곳이다.
어제는 바다에 서 있는 저 다리들이 힘찬 파도에
무너질 것 같더니 오늘도 역시 파도가 세서...
걷는 동안 흔들려 파도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바다 한가운데 놓여있는 것 같아 무시무시하였다.
부채길 입장료는 1인당 성인 5000원으로...
파도가 조금 잠잠해진 듯해도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가 있었다. 파도가 셀 때
만들어지는 게거품이 몽글몽글 보였고 오늘이라도
부채길을 걸을 수 있어 아주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해식동글에 그르렁 쏴아~~~
부채길이 만들어지기 전 근무했던 초소들이
간간이 보였는데 겨울에는 얼마나 추웠을까
참 시설이 열악하였다. 시시때때로 아무렇지도 않은
인도(人道)의 벽돌들 뒤집지 말고 나라의 구석구석
시원찮은 곳에 좀 썼으면 하였다.
움푹 들어간 초소에 풀이 자란 모습!
부채길에서 유명한 투구바위!
부채길의 주인공인 부채바위는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아 올라갈 수 없었다.
어제 와는 다르게 날이 좋았고 햇빛이 강했지만
구름이 빛을 막아줘서 고맙기도 하였다.
아침 9시 40분쯤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천천히 걸어서
11시쯤에 심곡항에 도착하였다. 어려운 길은 아니어도
걷기가 다소 불편하신 분들은 가끔 참이 높은 계단이 있어서
참고하시는 게 좋겠다. 심곡항은 원래 작은 어촌이었는데
부채길로 인하여 사람 구경하는 동네가 되지 않았을까!
이곳에서 정동진역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를 살피니...
오후 1시에 있다고 해서 택시 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점심을 먹고 햇볕을 등지며 주변 구경을 하였다.
심곡항 주변 곳곳에 나그네들을 위한
앉을 의자가 필요해보였다.
2024년 9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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