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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에서 출발한 부채길이 끝난 심곡항으로
보이는 부분이 마을의 1/2을 차지하는 작은 어촌이었다.
부채길로 인하여 동네가 활발해진 듯하며 여러 가지
해양스포츠가 보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며 마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사진작가들일까? 두 분이서 장비를 갖추고
파도를 찍고 있었다. 어디의 파도가 센지 방송을 들으면
즉시 이동하여 찍는다는데 역시나 바닷물이 넘쳐 도로가
적혀있었고 힘찬 파도가 볼만하였다.
버스는 제시간인 1시에 정확하게 와 약 15분 정도를
달려 심곡항에서 정동진역으로 옮겨왔다. 걸어 다녔으니
어디가 어딘지 주변 동네가 훤히 보여서 역시 걸어 다니는
여행이 섬세하다며 뿌듯하였다.
정동진에서 강릉역까지는 천천히 가는 기차로
풍경이 싱그럽고 정겨웠으며 단지 한 정거장이어서
가벼운 마음이었다. 이런 기차가 내내 존재하기를... ^^
오후 2시쯤 강릉역에 도착하여 숙소로 이동할 때
몸이 좀 불편했던 안내 소녀가 "버스는 오랜만에 오니
시간을 봐서 택시를 타세요!" 알려줬는데 서로 바라보며
질문을 하고 고마워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남는다.
강릉해변은 말끔히 청소가 되어 있었다.
물에 못 들어갔으니 궁금해서 신발 벗고 직진했는데...
너울성파도에 조심하라는 방송이 이곳에서도 나왔다.
조심해야지!
그래도 물에 담그지 않고 서운해서 어떻게 집에 가?
한 시간 여 물에서 혼자 놀았다. 낭군은 그저 담배를
물고서 유유히 바다 바라보는 것을 즐겼으며
나에게 딱 두 장의 사진을 담아주었다.
바다와 하늘을 보며 이 순간 엄마가 떠올랐다.
200m 정도를 왔다 갔다 했는데 파도가 오면 뒤꿈치를
모래에 묻고 중심을 잡아야지 밀려왔다 내려가며 뒤꿈치에
있던 모래를 쏘옥 파서 끌고 가니 움직이면 넘어질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두 번의 커다란 파도에 무릎 위까지 젖어서
의자에 앉아 양 옆에 배낭을 두고 몰래 갈아입었고
오후 4시쯤엔 사우나에 가서 또 더운물 하고 놀았다.
근처에 나와 저녁을 먹고 나온 김에 경포해변 한 바퀴!
밤이 되니 불빛도 시간마다 바꾸어 여행지 다웠다.
시원하게 사우나도 다녀왔겠다 몸이 가벼워졌다.
바닷가를 얼마큼 돌고...
바다 뒤쪽 경포호를 걸었는데 이곳 소나무 솔잎이
두툼하며 아주 복스럽게 달려있어서 눈길이 갔다.
"호수가 나은 것 같아 바닷가가 마음에 들어?"
"당연 바닷가지!"
일어나서 호수 주변을 거닐다가 아침을 먹고
바다 쪽으로 돌아가니 해가 말갛게 떠있고 물빛이
반짝반짝 빛나 멋진 풍광이었다. 호수는 잠잠하고
고요한데 바다는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파도가
몰아쳐서 움직이는 모습이 살아있어 신선하였다.
이때가 아침 8시 20분경!
짐정리를 하고 9시 30분쯤 숙소를 나왔다.
동작이 빠른 남편은 철수할 때마다 걸어두었던 비옷이
말랐다며 개서 비닐에 넣어 정리하고 우산 챙기기,
늘어놨던 비누나 치약을 수거하며 빨랫감 정리도 착착착!
먹을 물 등 마무리를 잘해서 아내손 갈 일이 없었다.
안목항까지 바닷가를 따라 걸어보자고 나왔는데...
걷다 보니 '솔향힐링해변길'이 있어서 와아~~~
어쩌면 이렇게 하고자 하는 방향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우리나라 지도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모양으로
바다가 쭉 이어지며 방풍림이 바다를 따라 너비 50m쯤?
길이는 3km 정도 이어졌는데 소나무 그늘아래 걷기도
좋았지만 경치가 그만이더니 강릉 아리바우길이나
동해 해파랑길과 겹치는 곳이기도 해서 이다음에
해파랑길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오고 갔다.
가는 길에는 이따금 의자를 놓아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명상을 해보는 시간을 갖거나
멍 때리기에 훌륭한 장소였다. 바다가 끝나면 어쩌지?
아쉬운 생각이 들면 즉각 신발을 벗고 바닷물과
놀다가 계속 이어갔다. 걸어간 거리가 자그마치
7km쯤 되었는데 평지라 전혀 힘들지 않았다.
평소에 산책을 해서 그럴 것이다.^^
2024년 9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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