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위험하니 집에서 만나자 했다. 간단하게 국수 삶아 먹자고... ^^ 약속할 즈음에는 다리가 좋아져 지지대와 붕대를 풀고 산책도 다닐 때라 가까운 야외는 갈 수 있다 여겼으나 약속을 앞두고 다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국수 삶는 것도 어려울라고? 그녀들은 출근도 하는데 코로나를 엄청 조심하는 눈치란 소리를 들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붕대를 돌돌 말아 서랍에 넣고 지지대는 보이지 않겠는 구석에 말릴 겸 세워두었다. 냉장고로 부엌으로 움직여야 해서 처음부터 붕대를 감고 그녀들을 맞을까 하다 약한 모습 내비치고 싶지 않았고 더운데 음식 챙긴다며 미안해할 수도 있어 움직임을 적게 하고 들키지 않으려 했다.^^ 이쯤이면 모르겠지, 신혼집도 아니고 무엇이 궁금해서 자세히 보겠어! 그런데 웬걸 방방마다 구석구석..
팥 한 봉지 사면서 메주콩도 사 왔다. 콩국수 생각에 혹시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마침 열무 얼갈이김치를 담가 시래기가 넉넉해서 여차하면 비지찌개도 해 먹고 싶었다. 콩 500g을 불리고 삶아 믹서기에 갈았다. 삶은 물도 버리지 않고 콩 갈 때 사용하였으며, 너무 오래도록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난다니 부르르 두 번째 끓어오를 때 불을 줄이고 익지 않았으면 어쩌나 5분 정도 뜸을 들였다. 생각보다 콩국수에 들어가는 콩의 양은 적었다. 1인분에 50g 정도면 될 듯한데 콩국수가 비싸네!^^ 땅콩과 호두도 있어 국수 국물을 만들고 가라앉는 콩은 더 곱게 갈려다가 찌개에 넣어 익으면 그만일 거라며... 시래기를 기본양념으로 무치고 새우젓으로 간한 다음 콩 간 것을 모조리 얹어 중간 불로 은근히 끓였다. 삶은..
하~~~ 겨울에서 봄으로 대추야자 즐겨먹었다. 호기심에 씨앗을 땅에 묻어보고 싹이 나와 신기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궁금해진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 둘 다 씨앗이 단단하여 싹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연둣빛 외떡잎식물이 대추야자이며 갈색빛 도는 것은 아보카도인데 부피 생장 없이 위로 크는 모습이다. 싹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웃자란 모습은 아닐 것이다. 오전에 햇볕이 드는 편이어서 뜨겁게 살 던 곳 떠올리며 낯설지나 않을까 햇볕 따라 옮겨주기도 하고 야자수처럼 훤칠하게 올라 시원스레 늘어지면 좋겠지만 저만큼 서있음으로 할 일은 했다고 여긴다.^^ 덕분에 사막으로 이사 가는 상상을 해보다 올여름 더위를 봐도 아찔하여 너희들이 이곳에 적응해보면 어떨까 말을 건넨다. 2021년 7월 24일 ..
소나기 우지끈 쏟아졌다. 창문 닫으려 움직여보니 남쪽에서 치달았는데 어찌나 박력 있게 오던지 베란다를 지나 방과 마루까지 힘찬 사선으로 내리꽂고 있었다. 언뜻 올려다본 하늘은 파란 치마 널어놓고 시치미를 떼어 별일이구나 후다닥 창문을 닫았다. 몰아치던 비가 뚝 잘라져 진공상태에 갇힌 양 멍하니 다가섰는데 앞쪽 풍경이 짧은 사이에 확 달라져있었다. 마치 손대지 않고 코 푼 것처럼 흐릿했던 창문과 방충망이 세찬 물 회초리에 말끔하게 닦아져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이런 비는 가끔 와도 좋으리! 2021년 7월 20일 평산.
봄에 여고 친구들 7월에 만나기로 했었다. 양고기를 구워주겠다는 친구에... 찐빵 이야기가 나와 먹어보자고 하여 날이 가까워오자 팥 500g과 그 밖의 재료를 준비하고 3일 전 강낭콩과 팥을 물에 불렸다. 다음날에는 강낭콩에 쌀 조청을 넣어 졸이고, 팥을 삶아 으깨어 팥소를 만들었다. 하루 전에는 밀가루를 2차 발효시키며 피곤했을까 낮잠을 좀 잤는데...ㅎㅎ 더운 날씨에 이스트가 좋아하는 기온이라 발효가 너무 잘 되어 그릇 밖으로 넘칠 뻔했다. 모양을 만들어 수증기 앞에서 몇 차례 쪄냈으니 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어렵단 생각은 못 했다. 소쿠리에 담아 열을 식히고 포장을 하며... 다음 날을 기다리는데 코로나가 갑자기 번성하여 조심스러워졌다. 두 번 환승에 세 번을 타고 가야 했다. 저녁 6시 이후에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