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를 사러 간 것이 아니었는데 마트 뒷문으로 들어가 계산하고 앞문으로 나오니 배추가 실해서 마침 담글 때도 되었기에 3 포기만 카트에 담았다가 6 포기를 할까 망설이는데 지나가던 처음 본 아주머니가 배추가 좋으니 6 포기 하라고 강조하셨다... ㅎㅎ "그럴까요?" "장마에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래서 마트에 다시 들어가 쪽파와 무를 실어 배달시켰는데 쪽파 뿌리가 동글동글 야무지며 얼마나 탐스러운지 이맘때만 볼 수 있는 쪽파 장딴지 모습에 김치가 맛있을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들어가는 양념을 최소화했다. 부추도 넣지 않았다. 배추를 절인 후 저녁 하기 전에 김치양념을 모조리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일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며 6 포기 하길 잘했다.^^ 사실 오늘 이야기할 것은 음식 이야기가 아..
지팡이를 선물 받아 써보긴 해야 될 텐데... 다리를 아껴야 해서 영봉에 갈 생각을 못하다가 북한산이 어디냐며 가보자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 와우~~~ 반가운 소리! 리조트가 완성되었나! 말끔한 모습에 입구부터 멋있었다. 수위아저씨가 차렷하고 서있어서 멋쩍었는데 연휴에 멀리 가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쉬어도 좋으리! 마음먹을 때마다 올 수 있으면 부자다 싶다.^^ 처음으로 지팡이 두 개를 써보았더니, 확실히 힘이 분산되는 느낌에 의지가 되었다. 걷는 요령은 내가 더 있었겠지만 젊은 친구가 앞장서서 속도를 냈기 때문에 헬기장까지 오는데 땀을 섭섭하지 않게 흘렸다. 확실히 동네산 하고는 틀리단다... ㅎㅎ 어느 방향에서 이곳까지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경사가 있는 초반에 멈춤 없이 땀을 흘리고 능선에 올랐더니..
봄날의 연약한 쑥은 아니지만 햇빛과 바람으로 통통하게 올라온 쑥이라 보약으로 더 좋을 것 같았다. 수확하며 비닐에 꾹꾹 눌러 담아 뜨거워서 떴을까? 보라나 검은빛으로 변한 쑥이 더러 있었다. 삶아 맛을 보니 질긴 편이라 좀 더 시간을 둘 것을... 하지만 오래 두면 또 색이 파랗지 않아 덜 질기게 하려고 도마에서 짧게 잘라 절구에 찧었다. 찧은 쑥을 향기가 좋을 때 얼른 해 먹어야 하는데 요즘 밥솥의 패킹이 느슨해졌는지 밥알이 우수수 떨어져 김치냉장고에 며칠 보관하다, 찹쌀이라 괜찮겠다며 쑥이 상할까 봐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자리를 폈다. 밥 하는 동안에 쑥을 조금씩 덜어 전자레인지에 소독 겸 연해지기를 바라며 데우고 다시 한번 절구에 찧었으니 쑥은 질길 수가 없었다. 찰밥은 1kg 정도로 두 번 했으며..
문화유적길에 걸맞게 한음 이덕형의 신도비를 지났습니다. 둘러보니 내용 설명은 실해진 것 같으나 잔디밭은 부실해진 모양이었어요. 이덕형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는 세상을 떠나신 지 40년 후(1653년)에 세웠다는데 글씨가 마모되어 돌만 서있는 듯했습니다. 선조 25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외교관으로서 일본 장수를 만나 잘잘못을 따지고 명나라에 군사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광해군 때 영의정을 지내는 등 관직을 두루 거치셨어요. 광해군의 이복동생인 영창대군과 그의 어머니인 인목대비를 내쫓으려 할 때 이를 반대하다 관직에서 물러나 이곳 양서면에 머물렀다 합니다. 오성(이항복)과는 서인과 남인계통으로 달랐지만 당쟁을 초월하여 절친한 사이였던 점이 알려집니다. 신도비를 지나며 숲으로 이어졌어요. 쑥이 보..
3월에 가고 싶었는데 이제야 나서봅니다. 그 후로 날 잡아 길 떠났지만 경의중앙선을 탄다 해놓고 경춘선을 타는 바람에 새로운 곳 구경하고 왔고요. 예전에는 걷다 말았는데 요번에는 완주해보고 싶습니다. 기차역 한 정거장을 걸어가는 여정인데요, 1코스는 양수역에서 출발하여 신원역까지 갑니다. 8.4 km에 소요시간이 3시간이라 쓰여있었지만 한 눈 팔고 가느라 거의 배는 걸렸을 것입니다. 한강의 지류를 따라 움직여봅니다. 식수용이라며 더럽히면 안된다고 하네요.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작은 물줄기였어요. 물소리길은 표시를 찾아 따라가면 되는데 도시에 살면서 낮은 집들, 들판의 논만 봐도 숨이 탁 트여 좋았습니다. 햇볕은 강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공기가 맑고 길가에 통통한 쑥이 가득해서 봄나물 못 해본 아쉬움에 바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