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두 번째 모임은 여고에서 하기로 했다. 약속을 정할 때에는 어서 그날이 왔으면~ 했어도 막상 그날이 오니 날도 더운데 집에 있을까? 망설여졌지만 오랜만이라 참가해 보기로 했다. 현재의 정문 모습이다. 3년 동안 걸었던 예쁜 길이 눈에 들어왔다. 자유롭고 밝게 키워줘서 살면서 내내 고마운 곳! 이 날은 호호백발 할머니 선배들도 많이 오신다. 3학년 때 드나들던 교실... 정원은 변함 없는데 나무가 자랐다. 앉아서 조회를 했던 노천극장! 그래서 월요일 조회가 하나도 싫지 않았다. '여전히 아름다웠어라!' 약속장소인 유관순기념관이 뒤쪽으로 보이며, 끝나고 잔디에서 동기들과 사진을 찍는데 아이스크림을 먹던 소녀 후배들이 얼른 나서서 이런저런 자세를 부탁하며 함박웃음을 주니 고맙고 귀여웠다. 당시에도 기..
스파트필름은 꽃이 진 후 씨앗을 맺지 않았다. 꽃으로 인해 새싹 나오는 것을 못 봤으니 말이다. 대신 원뿌리 옆으로 새순이 부글부글 나오면 살짝 흔들어 뽑아 빈 화분에 심어 물만 줘도 잘 자랐다. 반 그늘을 좋아하고 추위에는 약하다. 멸치를 다듬고 남은 부분을 조금씩 묻어주며 얼마나 건강해질까 기대했는데 멸치 맛이 짰던가 한동안 잎이 펴지질 않고 쪼글쪼글 나와서 멸치부산물 준 것을 몹시 후회하였다. 짠 기운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흠뻑 주면 도움이 됐을 테지만 옮기기 어려워 흠뻑 주지도 못하고 몇 년 지나자 회복하려는 모습에 다행스럽더니, 상점에 갔다가 관엽식물에 좋다는 비료를 우연히 발견하여 회복시키려는 마음에 반가웠다. 비료를 사 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팥알만 한 알갱이로 신이 나서 화분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