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연이어 비가 와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비 그치자 매미들 마음이 급해진 것 같았다. 하루 차이로 많은 우화껍질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참나무에 다닥다닥 껍질이 붙어 있는 것을 본 후 소나무,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사방오리나무, 잣나무 등에는 흔적이 없었는데... 다음날은 어떤 나무에도 매달려있으며 우화껍질이 겁나게 많아져서 숲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플라타너스에 매달린 우화껍질! 암매미가 나무껍질을 뚫고 알을 낳으면, 나무속에서 약 1년간 있다가 다음 해 여름에 부화되어 애벌레는 바로 땅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3~17년까지 자라는데 폭우가 연이어 오면 매미의 약충이 생존하기 힘들어서 올여름에는 성충이 적을 것이라 예상하더니 비 그친 후 하루가..
모임은 점심 때나 주로 하는데 요번에는 직장인들이 있어 퇴근시간에 종로 5가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버스에 냉방장치가 있으니 그나마 시원하였고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식재료보다는 완성된 음식을 파는 가게가 대부분이라 열기가 훅 느껴지며... 이 더위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 낯선 여행지에 가면 시장을 둘러봐야 한다지만 기후가 영 달라서 생산물에 차이가 있으면 모를까 아무리 맛있어도 줄 서서 기다릴 인내심이 나에게는 부족하다. 아니 살면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덜 맛있어도 한가한 곳으로 가거나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정성은 없는 편인데... 예전에 청계천을 걷다가 광장시장을 지나면 빈대떡을 먹어봐야지 했다가 기름이 넉넉해야 부침이 고소한 건 당연하여도 보이는 것과 같이 튀기는 모..
수목원을 나오며 이 깃발을 보았어요. '한국과 독일 수교 140주년 기념전'을 알립니다. 독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 그들의 취향을 엿보고 말은 별로 없어 보여도 그들의 진중함을 높이 산 터라 관심이 갔습니다. 근처에 '과학기술원'이나 국방연구원 등 아무나 못 들어가는 장소여서 '글로벌지식협력단지'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전시회가 있어 여러 사람이 오면 반갑겠지요. 예전과 같은 장소로 들어갔더니 '한국 경제발전 전시'를 아직도 하고 있더라고요, '한국과 독일 140년 수교 전시'는 옆건물이라 합니다. 이래서 다른 건물도 들어가 보게 되어 발이 넓어지는 듯했는데 9월쯤 봤던 배롱나무가 벌써 피었더라고요. 나름 고목이었습니다. 기념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깊이 있는 내용보다..
주말이라 수목원을 걸어봅니다. 비가 멈춰서 걷기 좋았어요. 들어가는 입구에 나리꽃이 한창이더군요. 보통 수목원은 비싼(?) 입장료를 내고 걸어야 하는데 국립산림과학관이라 참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원추리가 침엽수림과 잘 어울리지요? 야생화를 돌아보다 귀여운 열매를 발견했어요. 연약해 보이는 식물인데 열매가 실했습니다. '비짜루'라 합니다. 흐리고 촉촉한 날에 의외로 모기는 없었고 산책하러 온 분들이 더러 보였습니다. 우산나물 잎이 사람 얼굴만 했어요. 꽃대는 처음인데 길게 나와 꽃을 피웠더군요. 싱그러웠습니다.^^ 쉼터와 비비추도 어울렸습니다. 숲해설가를 꿈꾸는 분들 몇몇이 노트에 정리하면서 토론도 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이들이 있었는데 목표가 생기면 삶이 달라질 테지요. 무궁화가 피는 계..
2023년 7월 1일부터 물소리길이 재정비되었고 코스가 조금씩 달라지며 9코스까지 늘었다. 물을 따라가는 길이니 장마철이라 조심스러웠는데 날씨 변화를 계속 지켜보며 약속한 날이 되자 전날 온 것에 비하면 소나기 정도나 올까 싶어 우산과 비옷을 챙겨서 길을 떠났다. 양평역 여행안내소에 들러 한강의 상황을 여쭙고는 가는 길에 인증이 필요하냐 묻길래 인증하지 않고 다닌다니까 그럼 새로운 길 말고 기존의 4코스가 풍경이 좋으니 추천한다고 했다. 일명 '버드나무나루께길'로 이른 봄 강가에 연둣빛 버드나무가 늘어지며 마음 설레게 하는 길이다. 요즘 고속도로 내는 문제로 날마다 시끄럽더니 양평역이나 강 주변에 많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건널목만 건너면 남한강 상류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자전거길 위에 있는 도로를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