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의 정자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블로그도 그중의 하나! 생각하고 올리는 것이 벅찼다. 지루함이 느껴졌다. 문득 왜 써야 하지? 소통의 한 가지라 여겨왔지만 나를 위해 하고 있는가! 보여주기 위함인가, 심심치 않으려고 하는가! 글 솜씨를 늘리려고 하고 있나? 생각을 전하고 싶었..
살림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 질문이 있었을 뿐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를테면 고춧가루를 어떻게 어디서 마련하는 것인지 암담했었다. 마늘은 언제 사며 저장방법은 무엇인가! 경험상 겨울에서 봄으로 향하며 마늘이 비싸지기 때문에 넉넉하게 사놓으면, 공기를 잘 통하..
이른 아침, 주말에 山에 가자는 문자가 왔다. 일 년에 몇 번 마주치면 말로만 가자던 동기인데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이다. 사실 여자였으면 진작에 가자고 했을 것이다만 남자 동기라 둘이 가기는 그러니까 그냥 흘렸었다. 둘이 간다고 누가 뭐랄까! 뭐라고 한들 신경 쓰일까? 그런데 신경..
빨래를 해야 할 즈음에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여 열흘이 되어간다. 배수구가 얼어 세탁은 금지되었고 빨래가 넘치기 시작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앞으로 한 주간 기온을 살피니 다소 풀린다고는 하나 얼음이 녹을 정도는 아니어서 밤 9시가 넘어 느닷없이 손빨래를 생각했다. '..
청소하고 돌아서는데 호박이 달라 보였다. 썩을까 봐 가끔 뒤집어 놓았지만 문득 검은 반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얼었다 녹으며 생겼을까?' 가을이면 한동안 현관에서 풍성함을 알리다 베란다에 옮겨놓았었다. 손으로 만져보았더니 반점 부분이 들어가길래 늦기 전에 먹자며, 힘겹게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