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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평산 2010. 12. 16. 17:00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 The Last Station)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있는데 톨스토이의 말년을 그린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반가웠다.

예전에 읽었던 소설이지만 줄거리가 전혀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음에 스스로 의아한 마음을 품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20대 청춘시기에 비해 책을 읽으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소설 속 인물과 같은 처지에 놓여보며 심정을 헤아려보는 모습이겠다.  

안나카레니나는 지금... 남편과 아이를 뒤로 하고 새로운 사랑을 떠나 모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시시각각 그녀의 솔직함에 웃음이 나왔다가...귀엽기도 했다가...안쓰럽기도 하다가...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해보기도 한다. 

남자인 톨스토이가 여인의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표현 할 수 있을까?' 놀랍기까지 해서

 '어떤 내용의 영화라도 무조건 가서 봐야지......' 하고는 달려갔었다.

 

 말년의 실제 일들을 영화화했었나보다. 제목은 '톨스토이의 마지막인생'

두 부부의 성격이 무난해 보였고 아내 역시 지적이고 품위도 있는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다만,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톨스토이와 주변의 인물들, 가족이 가져야한다를 아내의 의견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는데,

이 갈등으로 인하여 톨스토이는 삶의 마지막을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집을 떠나지만

목적지로 가는 여정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결국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한 남성임을 보여준다.

 

 정치를 하는 지도자가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느냐에 따라 일의 전개가 커다랗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듯이,

명성이 있는 작가도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둘 사이의 절충안이 분명 있을 텐데......

서로가 마음처럼이 아닌 옆길로 살짝 접어들며 결국은  쓸쓸하게 생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름을 남긴다는 의미는 무엇일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마음 따뜻하게 해주며 다른 한편으로 무리없이 자신의 소신을 펼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조차도 깨끗하고 명예로움만 강조된 허울 같은 노력 앞에서 사랑이란 아무 것도 아닌지......

복받쳐 나오는 남편의 죽음 앞에서 백작이니 체면을 따지며 우아한 자세를 연출하도록 요구받는 여인의 심정은 어떠할지 스쳐지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이 높은 지위에 있거나 ...돈이 많거나 ...유명해서 남의 이목을 받는다면 역시나 불편하겠다.

부부간에는 누구의 개입 없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눔이 최선이겠다는 평범한 진리가 떠오르며......

슬픔이나 기쁨 앞에서 잠시만이라도 나만의 그 사람이길 바라고 싶어졌다.

 

 

 

 

 

 

 2010년 12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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