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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화상전화....

평산 2011. 9. 7. 21:28

 

 

      

 

 

 느닷없이 화상전화가 왔다.

전화기를 바꾼 지 몇 년이 되었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쩌다 잘못 눌러 낚시 줄에 걸린 이름에 '화상전화 연결 중'이라고 점선이 상대방을 찾아 어딘가로 마구마구 움직이게 되면,

화들짝 놀라 되돌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리가 새까맣게 되기도 하던데 말이다.

당연히 입에서는 '헉?" 소리가 새어 나왔다.

 

 맨 얼굴이지......

다행히 세수는?...했지이~~~

묶은 머리는 반나절이 지났으니 어떨까나......

옷은 무엇을 입고 있나?

아래 위로 바쁘게 휘리릭 둘러보며~~ 

 

 도대체 누가 화상전화를 해온 거야?

전자상가를 지나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곳 스크린을 대하게 되면 혹시나~~예쁘게 나올까? 비춰보다가......

아무리 화장하는 시늉만 했기로서니 푸르스름하게 나와서 무섭기까지 한 얼굴을 마주하며

'...고향'에서 출연교섭이 오면 어쩌나~~스스로 무안해 최대한 빨리 걸음을 재촉해보는데 말이야.

그러니 연기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겠지.

 

  전화가 오면서부터 얼굴을 알아보면 어쩌나 긴장을 하며 받을까 말까 하다가......

음악이 방에서 흘러 나와 지루해할 때쯤 화상전화도 번호가 뜨는 것을 알았다.

어디~~~~? 확인 확인!

 순간, 편안한 마음이 들며 얼굴이 이상하게 나온다 할지라도 떨 필요까지야?... 한껏 여유로워졌다.

동그라미 두 개가 나오며 상대방은 커다란 동그라미에...내 얼굴은 자그마한 동그라미에 들어가 있었다.

전해 오는 이야기는 전혀 없고 얼굴 모습만 나오며.....

 "하하~~" "나왔어, 나왔어~~~" 사이사이에 작은 소리들만이 들려왔는데,

 "말씀도 해보세요?"

 

 말하다보니 카메라 높이가 달라졌는지 입만 보이기도 해서,

웃는 모습으로 화면 가득 채워 보여드리다가...

하회탈로 변한 눈 부분만 보여드리다가...

장난기 섞인 얼굴도 보여드리다가...

말없이 5분이 지났는데도 그저 웃기만 하시고 전화를 끊지 않으시네?

 

 이것저것 눌러보시다가 알게 되셨단다.

 "네 얼굴은 똑같이 나오는 구나! 하하~~"

 "실제 모습은 부시를 많이 닮으셨는데, 화상전화에서는 정주영씨를 닮은 모습으로 나오시네요, 왜 말씀은 안하시고요?"

 "어떻게 어디로 말을 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 말이다...ㅎㅎㅎ..."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얼굴을 비춰 보이며 이야기는 그냥 해도 되는 것인지......

전화기마다 다를 테지만 푸르스름하게 나오지 않고 환~~해서 다행다행!!

 

 "한가위에 고향 가시지 않으시는 분들 화상통화 한번 해보세요."

 

 

 

 

 

 2011년   9월  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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