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소박한 山菊 音樂會

평산 2012. 10. 25. 21:32

 

 따끈한 허브茶 가득 담고...

책 한권 들고서 山菊香氣 맡으러 길을 떠났다.

봄부터 보아 온 언덕이지만 꽃이 피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 하며......

 


 

 

 손에 아무 것도 들지 않는 것을 즐기는데...

오늘은 햇볕도 쬘 겸 오래도록 앉았다오려고 움직였으니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뿌듯하게 다가왔다.

이름 하여 혼자서 가는 마을 뒷산 소풍이어라!

 

 산길을 반 바퀴 돌고 北漢山의 보현봉과 도봉산의 五峰이 일렬로 보이는.....

해발고도 높은 운동장 한쪽에 서서 가방을 내려놓고 온몸을 쭉쭉 최대한도로 펴서 체조를 끝내고는,

햇살이 포근히 감싸주는 곳을 택해 자리에 앉았다.

 

 오후 3시쯤이었으니 해는 서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운동장 한가운데는 어린이 축구교실이 있는 날인지 귀여운 병아리들 왔다갔다...

山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이고 그 다음부턴 책에 눈을 고정시켰다.

 

 한 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바람 한 줄기에 실려 아주 작게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운 곳인 듯했지만 일부러 리듬을 넣지 않고 절제하며 연주하는 소리였다.

아~~~어떤 분이실까?

하모니카 소리에 그동안 후~한 점수를 못줬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들키지 않으려고 고전무용 춤사위처럼 고개를 천천히 드는데 몇 분은 걸렸을 것이다.

 

 

 

 

 첫 곡은....아! 가을인가

아~~~가을인가 아~~가을인가 아~~아아아~~아~~아아 가을인가 봐

물동이 떨어진 나뭇잎 보고 ~~ 물 긷는 아가씨 고개 숙이지~~~♬

 

 연세가 지긋하신 아저씨셨다.

주위에 세 사람이나 있었을까? 하모니카 소리가 잔잔하니 가을을 노래하더니......

'고향 생각' '넓은 들 동쪽 끝으로......' '해는 져서 어두운데....'

 

 귀를 바짝 열어놓고 있으니 눈이 말을 듣지 않아 어느 순간 책 읽기는 숨을 죽이고......

 '예측하지 못한 한낮에 이런 감동을 받는 구나!'

넉넉한 햇살에 몽롱하며 음악을 들으니 얼마나 좋은지 말이야.

 

 

 

 

 여러 곡 중에서도.....

아랫녘 山菊 香氣 잔잔한 바람에 실려 온 첫 곡이 가장 뭉클하게 남았었으니 용기를 내어...

 "아저씨~~~~~~,  덕분에~~~ 행복해집니다."

 "아~~가을인가! 한 번 더 들려주시겠어요?"

 

 

 

 

 신청곡에 신이 나셨던지......

아저씨께서는 아주 커다란 소리로 쿵따따 쿵따따~♪~♬~ 중간 중간 반주를 넣으셔서는...

분위기 없이....완전 行進曲으로.... 들려주시네?

아! 이런이런~~ㅎㅎ

산길 반 바퀴가 남았었으니 씩씩해야 함을 눈치 채신 걸까?

 

 

  산에는 山菊이 하나가득이었다.

벌들도 오랜만에 붕붕 날아다니고....

무리지어 있으니 짙은 향기에 이번에는 코가 벌름벌름.....

등 따뜻하게 햇살 받았지, 귀 고운 소리에 호강했지, 꽃향기에 코 널 부러졌지......

혼자서의 소풍 아주 근사했습니다.....^^*

 

 

 

 

2012년   10월    25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의 사랑고백  (0) 2012.11.15
눈퉁이 밤퉁이 ...  (0) 2012.11.06
중산층 別曲이라~~♪  (0) 2012.10.20
원래는 비밀인데요~~~ㅎ  (0) 2012.09.12
무서운 질투심  (0) 2012.09.01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