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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어쩌다 쌍꺼풀...

평산 2013. 11. 9. 14:30

 

 "널, 학교 다닐 때 만났다면 쌍꺼풀을 만들어줬을 텐데......"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미리 만들어 놓은 테이프를 붙이고 2년 만에 이렇게 되었어."
 "딸은 태어나면서 잠자고 일어날 때마다 면봉으로 선을 그어줬더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단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테이프로도 쌍꺼풀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았다.
당시에 그런다는 아이들이 몇 명 있었지만 설마 했는데...ㅎㅎ...
전형적인 몽고인종으로 눈두덩이 수북한 나는 어른이 되며 저절로 속 쌍꺼풀이 생겼지만,
나이가 들며 눈두덩은 점점 얇아져가니 오히려 지금이 더 잘 만들어지지 않을까???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에 한번 시험해 본다며 테이프를 눈썹 모양으로 잘랐다.
쉬울 것 같았지만 원하는 두께로 만들려니 반복해야만 했다.
 '어디~~~~'
거울을 보며 얼굴 들어서 게슴츠레~~ 눈을 뜨고는 속 쌍꺼풀을 폴짝 뛰어넘는...
멀리서 봐도 누구나 알 수 있겠는 큼직한 테이프를 붙였는데 말이지.

 앗! 깜짝이야!...ㅎㅎ
예쁘기는커녕 혼자서 웃느냐고 눈꼬리 주변의 주름살은 위로 뻗어 올라가고...
눈은 왕방울처럼 커져서 당최 누군지 분간을 못하겠더란다.
분명, 하회탈을 쓴 이름 모를 누군가가 코 따로 눈 따로

너털웃음으로 그 곳에 들어있었다.
 '누구세요?'

 

 이렇듯, 한 곳을 건드리게 되면 서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꾸 이곳저곳을 손보게 된다 하더니 정말 그렇겠구나!
그나저나 눈은 조금 불편해도 이왕 테이프를 붙었으니...
내일 아침까지는 최소한 견뎌내야 시험해 봤다고 할 수 있겠다며,
누가 볼까봐 다른 날보다 일찍 자러 들어가서는

이불을 눈까지 폭 덮고 벽을 보고 누웠다.

 다음날 아침, 어떻게 변했을까 후다닥

거울로 빨려 들어갔는데 아이코~~~ㅎ        
형광등 불빛에 테이프는 반질반질 느끼한 빛을 발하며

어색한 여인이 왕 눈으로 서있질 않는가?
눈 찔릴까 꼼질꼼질 떼어내고는 '꿈벙~~~꿈벙~~~'
역기 올리듯 눈꺼풀을 무겁게 예닐곱 번 들어 올렸을 즈음
간신히 가물거리며 왕 눈을 유지하던 쌍꺼풀은 잠깐사이에 풀어져버리고....  
하룻밤의 수고로움도 멀리한 채 있던 속꺼풀마저 

참외 씨처럼 되었기에 가슴이 철렁거렸지 뭔가!
                                                                                                                                                                                  
 하여간 태양이 지구 반 바퀴를 돌 동안 꺼풀이

제자리에 돌아와서 느낀 점은, 커다란 눈으로 꾸몄을 적보다

지금이 자연스럽고 주름도 없어 10년은 젊어 보였다는 것이다.
시험해 보고 결론을 이끌었으니 이제 다시는 하지 않는다.
쌍꺼풀 없어서 보기 좋은 눈도 있으니...ㅎㅎ   

 


2013년  11월    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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