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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평산 2013. 12. 18. 11:28

 

 아무 것도 모르고 제목을 보는 순간,

약장수가 허리띠를 붙잡고 침 튀어가며 '일단 한 마리만 잡숴봐!' 하듯

몸보신으로 뱀 한 마리 푹~~~과 먹고...

벽을 뚫을 정도로 힘차게 소변(小便)을 보는 장면이 지나갔으나...

 

 

 

 

 성실하고 평범한 공무원이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벽을 뚫는 기술이 생겨 빵집도 거리낌 없이 드나들고...

보석가게도 들어가 비싼 보석을 어려움 없이 내와서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기도 하다가

신문에 나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결국은 절도범이니 감옥에 가게 되고...

알게 모르게 은혜(?)를 입은 사람들은 석방하라며 시위도 하는데,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자 비로소 벽을 뚫는 기술이 없어지며 행복하게 끝이나는가 싶더니...

마지막 장면은 벽속에 주인공이 갇혀 시멘트처럼 굳어지고 그녀도 따라???

그러니...그 후 그녀와 행복하게 살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고백하건데 뮤지컬은 처음이다 싶다.

무대가 화려했으며 배경인 건물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사라졌다의 생동감에 조명이 아름다웠고,

집들과 상점, 골목도 사실처럼 표현되었다.

무대 양쪽에서는 실제로 여러 악기를 연주하여 음악회를 보는 듯 신선함도 있었다.

 

 허나, 노래를 불러 이야기를 꾸려가야 하니 즐거움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음악 등 여러가지 소리에 대사가 정확하지 않아 대충 感으로 흐름을 알아차려야 했으며,

노래가 계속 나와서 오히려 중간 중간에 지루함도 있었다.

 

 원작의 긴 이야기를 함축성 있게 나타내려면 대본을 쓰는 작가의 섬세함과

완성된 작품을 올려본 뒤에 출연진이나 감독 등이 의견을 나누며 부족한 점들을 보완했을 텐데...

가볍게 즐긴다는 차원에서야 그럭저럭 봐줄만했지만 그러기에는 입장료가 만만찮고...

전체적으로 탄탄한 구성이라 할 수 없어서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벽 뚫는 남자'가 벽 뚫기를 등한시해서 원인은 부족했는데 결과만 풍년인 느낌이었다 할까?

뮤지컬이란 장르(genre)를 엿봤다고 의미를 둬본다.

 

 

 

 

 2013년 12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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