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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빨간 고추 열렸네!

평산 2014. 9. 12. 21:24

 

 "우리 아파트와 직거래하는 음성에서 고추화분 300개가 왔습니다.

오시는 차례대로 드릴 테니 관리실 앞으로 나오십시오!"

 

 봄날,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이런 방송이 나왔다.

 "와~~~"

 

 

 

 

 집에서 관리실까지는 거리가 있으니 불리하긴 했지만 설마 300등 안에 못 들려고?

고무장갑을 벗고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그곳으로 향해보는데...

이미 풋고추를 주렁주렁 달고서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단지 내 여기저기서 몰려오는 사람들이 거미줄처럼 얽히며 스무 명 정도가 줄을 서있었다.

 "몇 동에서 오셨어요, 이름들 적어주시고요!"

 

 이리하여 우리 집에도 고추모종 두 그루가 심어진 화분이 전해졌다.

저층이어서 햇볕이 충분치 못하니 하얀 꽃만이 두 개 정도 피었기에 성장이 빠른 것으로 바꿔달라할까 했지만...

고추모종을 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고 나의 인연은 이것이다며 잘 키워보자 했다.

설명서를 읽어보니 비료도 다 주었으니까 일주일에 한번 500ml 정도의 물만 주면된다 씌어있었으며,

모종의 키가 약 40cm 되었는데 받침대도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아주 쉽네?"

 

 한참 커가던 중 다른 꽃나무를 돌보다 살짝 부딪혔음에도 가지가 부러져서 마음이 쿵! 했지만 ...

금세 새로운 가지가 나오고 어느 날 고추 하나 달린 것을 발견하고는 미소가 절로 나왔다.

열매가 맺히는 식물은 태어나서 처음 키워봤으니 농부들의 기쁨이 이럴 것인가?

파란고추가 빨갛게 변하니 듬직한 꽃이 피어난 것처럼 화려하고 보기 좋았다.

내내 바라보고 싶지만 언젠가는 뽑아야할 테니 모두가 붉어지면 갈아서 열무김치라도 담글까나!

 '고추 덕분에 가을이라고 베란다에서 추수도 해보네!"

 

 

 

 

 

 2014년  9월  1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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