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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느릿느릿

평산 2016. 5. 8. 16:23









 山을 오르는 친구들이 드물다.

그래서 같이 오를 수 있어 소중하다.

이곳까지 오기에 멋진 풍경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이 사진 하나로 충분하다.


 올 들어 저 바위에 세 번째 앉았다.

연이어 같은 곳을 오기란 쉽지 않은데...

그만큼 우리에게 여러 가지가 맞아서이다.

점심때쯤 만나 山에 오르니 여유롭다.

운동량이 넘치지 않는다.

신경 쓰이는 일 없어 편안하다.

무엇을 싸오던 잘 먹는다.


 아주 느릿느릿 5시간이 걸렸는데

솟은 바위가 있으면 어김없이 올라보고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심취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햇살이 반짝인 날이다.

빛이 강해도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다래가 희미해지고 하얀 꽃들이 보였다.

콸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이 초록으로 꽉 차서...

목을 길게 빼고 들여다봐야 했다.


 정상에 올라 인수봉 앞에 앉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가벼운 간식에 茶 한잔 나누며...

한 시간 넘게 바라보았지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잘생긴 인수봉 때문에 즐거웠고,

아기자기한 영봉에 고마웠다.

밑은 낭떨어지라 조심해야 하는데..

올 때마다 저 자리가 좋았다.


 뒤에서 누군가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우린 그저 소곤소곤 앉아 있다가

돌 위라 엉덩이 아파 배낭을 베고

누워도 봤으나 해가 머리 위로 빛나서

버티질 못하고 오뚜기 되었지만 행복했다.

 

 자세 바꾸기도 어려워 고개만 돌리고

일어서려는 분께 사진 한 장 부탁했는데,

이 마저 근사해 다시 감탄을 했다.

해 저물 시간에 내려왔다.




  2016년  5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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