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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을 오르는 친구들이 드물다. 그래서 같이 오를 수 있어 소중하다. 이곳까지 오기에 멋진 풍경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이 사진 하나로 충분하다.
올 들어 저 바위에 세 번째 앉았다. 연이어 같은 곳을 오기란 쉽지 않은데... 그만큼 우리에게 여러 가지가 맞아서이다. 점심때쯤 만나 山에 오르니 여유롭다. 운동량이 넘치지 않는다. 신경 쓰이는 일 없어 편안하다. 무엇을 싸오던 잘 먹는다.
아주 느릿느릿 5시간이 걸렸는데 솟은 바위가 있으면 어김없이 올라보고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심취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햇살이 반짝인 날이다. 빛이 강해도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다래가 희미해지고 하얀 꽃들이 보였다. 콸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이 초록으로 꽉 차서... 목을 길게 빼고 들여다봐야 했다.
정상에 올라 인수봉 앞에 앉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가벼운 간식에 茶 한잔 나누며... 한 시간 넘게 바라보았지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잘생긴 인수봉 때문에 즐거웠고, 아기자기한 영봉에 고마웠다. 밑은 낭떨어지라 조심해야 하는데.. 올 때마다 저 자리가 좋았다.
뒤에서 누군가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우린 그저 소곤소곤 앉아 있다가 돌 위라 엉덩이 아파 배낭을 베고 누워도 봤으나 해가 머리 위로 빛나서 버티질 못하고 오뚜기 되었지만 행복했다.
자세 바꾸기도 어려워 고개만 돌리고 일어서려는 분께 사진 한 장 부탁했는데, 이 마저 근사해 다시 감탄을 했다. 해 저물 시간에 내려왔다.
2016년 5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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