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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소독을 처음 받았을 때
성의 없이 칙칙 뿌리고 가는 모습에 실망하여
그 후로 몇 년 간은 집안 소독을 받지 않았다.
이사 와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관문을 열었더니
코로나로 조심스럽게 들어온 그녀가
예전과는 다르게 꼼꼼히 살펴주어
요즘 화분 주위에 작은 날파리들이 보인다 했더니
연고처럼 된 약과
종이를 접어 집처럼 세워놓을 수 있는
해충 퇴치제를 여러 개 주었다.
"아이고, 고마우셔라! 요즘 말로 득뎀이네요?"
"효과가 3개월은 갈 것입니다."
그러잖아도 모기가 보여서
작년에 쓰던 전자모기향을 준비하던 중...
방, 베란다, 거실과 화분 사이사이에 놓아주었는데
집에 놓는 약이라 독하면 안 되겠지만
별 반응이 없어 시시하다 느껴질 즈음
화분 밑에서 작은 날파리들이 붙으며
제구실을 하고 있었다.
구석구석 작업이 끝나고 "서명해드릴까요." 했을 때
코로나 때문에 볼펜 돌려쓰기가 어렵다며
밖에 나가 본인이 해야 한다고
하얀 복장의 그녀와 이름만 건네고 헤어졌는데
한여름이 오기 전 해충 없이 살라고
산타가 다녀간 듯 뿌듯하였다.
2020년 6월 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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