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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동물병원 진상손님 2

평산 2020. 6. 29. 12:47

 그림을 넣어야 재밌어서 1분 만에 그렸다.^^

 

                            

 

 동물병원에서는 보람된 일들이 더욱 많지만 

안타까우며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이따금 듣게 된다.

그중에서 속상했던 이야기를 하나 들자면,

 

 저녁 무렵 70대쯤 돼 보이는 할아버지가 다급하게 개를 안고 왔다는데

맥박을 만져보니 이미 골든타임(golden time)이 지나

체온이 식어가는 중이어서 아무런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단다.

소생률 향상을 위한 5분이 지났다는 이야기인데

뒷걸음질에 그만 사고가 나서 당신들도 놀라고...

걸어오셨으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싶다.

 

  식구처럼 지낸다는 동물 아니던가!

위로해드리는 말과 설명에 그럭저럭 한 시간이 지났을까.

다른 손님이 들어오며 매달려 있을 수가 없어서

"어떡하시겠어요, 댁으로 데려가시던지요." 했더니, 

"그럼, 2시간 내로 올 테니 일단 병원에 둡시다."

 

 그리고는 어둑해져 어떤 할머니가 들어오셨다는데 별안간

진열된 용품들을 들어 던지면서...

 "의사가 그것 하나 고치지 못하느냐!"

소리 지르며, 불쌍하다 울고불고...

술 한잔하고 오신 듯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사이

 

 할아버지께서 당시의 상황을 더 잘 알고 계시는데

같이 안 오셨냐며 혹시 밖을 내다봤더니

들어오지 않으시고 할머니 동태(動態)만 살피고 계셨다나?

더욱이 퇴근길에 아들과 손주가 달려와

똑같은 질문과 설명으로 몇 시간이 흘러 얼마나 답답했을지...

진이 다 빠져서 돌아왔다.

 

 슬픈 일이지만 절제하며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다는

혹시나 수의사 잘못으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마음이 있어서

 "주사라도 한 대 놓은 상황이면 큰일 날뻔했다."는 소리에 

언제라도 그만두라고 배부른 응원을 해주었다.

 

 

 

 

 2020년  6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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