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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넣어야 재밌어서 1분 만에 그렸다.^^
동물병원에서는 보람된 일들이 더욱 많지만
안타까우며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이따금 듣게 된다.
그중에서 속상했던 이야기를 하나 들자면,
저녁 무렵 70대쯤 돼 보이는 할아버지가 다급하게 개를 안고 왔다는데
맥박을 만져보니 이미 골든타임(golden time)이 지나
체온이 식어가는 중이어서 아무런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단다.
소생률 향상을 위한 5분이 지났다는 이야기인데
뒷걸음질에 그만 사고가 나서 당신들도 놀라고...
걸어오셨으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싶다.
식구처럼 지낸다는 동물 아니던가!
위로해드리는 말과 설명에 그럭저럭 한 시간이 지났을까.
다른 손님이 들어오며 매달려 있을 수가 없어서
"어떡하시겠어요, 댁으로 데려가시던지요." 했더니,
"그럼, 2시간 내로 올 테니 일단 병원에 둡시다."
그리고는 어둑해져 어떤 할머니가 들어오셨다는데 별안간
진열된 용품들을 들어 던지면서...
"의사가 그것 하나 고치지 못하느냐!"
소리 지르며, 불쌍하다 울고불고...
술 한잔하고 오신 듯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사이
할아버지께서 당시의 상황을 더 잘 알고 계시는데
같이 안 오셨냐며 혹시 밖을 내다봤더니
들어오지 않으시고 할머니 동태(動態)만 살피고 계셨다나?
더욱이 퇴근길에 아들과 손주가 달려와
똑같은 질문과 설명으로 몇 시간이 흘러 얼마나 답답했을지...
진이 다 빠져서 돌아왔다.
슬픈 일이지만 절제하며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다는
혹시나 수의사 잘못으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마음이 있어서
"주사라도 한 대 놓은 상황이면 큰일 날뻔했다."는 소리에
언제라도 그만두라고 배부른 응원을 해주었다.
2020년 6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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