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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고로쇠

평산 2021. 2. 5. 12:10

 

 

  퇴근길에 무거운 것을 들고 왔다.

고로쇠 물이었다.

마음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벌써 채취를 했나? 놀랍네!' 

천연 음료수 마실 생각에 즐겁다가

 '이제 막 물이 올랐을 텐데 잔인하구나!'

측은함이 일었다.

 

 잎을 떨구어 겨울을 대비하고

추위가 정점을 찍어 꾸물꾸물 기운 느껴지면

가지나 줄기 끝에 달려있는 겨울눈이

아무것도 모르는 땅속뿌리에게

옥신(auxin)이란 전령을 파견하여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올려달라 명령한단다.

비몽사몽인 뿌리는 이에 서둘러 마셔도 채워도 옆구리가

계속 무너져 내림에 어쩐 일일까 뜬금없겠지

 

 부지런도 병이런가

물 나오지 않는 나무는 이 세상에 없다는데

유난히 설치(?)는 너라서 수난이 시작된다니

과일만 먹어도 섭취될 수 있는 영양분이라면

상처 내어 희망 꺾을 자격 있을까!

 

 너의 맑은 피가 거침없이 달려주기를...

 '머리에서 새끼발가락까지 힘차게 움직여다오!'

 '붉은빛이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2021년 2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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