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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을 누리다 춘당지에 이르렀다.
원래 이곳은 왕실에서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내농포'라는 논이 있었는데 일제가 파헤쳐
큰 연못으로 만들었단다. 그러니까 지금의
소춘당지가 본래의 춘당지라는 이야기!
낙엽이 덜 떨어져 가을빛이 났다.
춘당지 둘레에는 풍경이 좋아 의자가 많은데
평소에는 사람이 꽉 차는 곳이나
오늘은 나만이 주인공 되어...
연못을 독차지하고 몰래 입가심했다.^^
소나무가 보이지만 단풍나무가 많은가 작은 섬
바닥이 붉게 물들어 솔잎과 대조를 이루었다.
조금 더 이동하니 하얀 식물원 앞에
원래의 춘당지였던 작은 연못이 있었다.
그동안 구별 없이 돌았던 것이다.
실내의 식물원은 지나치려는데 입구에서
영춘화가 보여 저절로 끌려들어갔다.^^
동백이나 명자꽃, 극락조화 등 붉은 꽃이
있었으나 이런 연둣빛 벌레잡이제비꽃,
고사리의 용트림이 보기 좋았다.
돌단풍도 아가처럼 귀여웠고
분홍빛 꽃에 봄봄봄!
콩짜개덩굴을 사계절 이런 모양인 듯
싶은데 키우려면 어려울 것 같아도.
싱그러운 기운을 주었다.
밖으로 나오자 연못의 반대편에서
원앙이 푸드덕 날아오르고 나무 밑 물가에서는
활기차게 소리 내며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개체수가 언제 이리 늘었지?
창경궁은 성종이 왕실의 웃어른을 모시기 위해
지은 곳이라 정치 공간인 외전보다는 생활공간인
내전이 더 발달한 곳이어서 건물이 적고
정원이 넓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白松이 두 그루인 줄 알았더니...
뒤쪽에 몸집이 큰 형님이 있었고
그뿐인가?
귀룽나무를 발견하여 5월에 올 이유가 생겼다.
어디 어디에 있는지 기억한 것이다. 아카시와 비슷한
꽃망울로 화사하게 늘어짐을 잊지 못한다.
시꺼멓게 깔려있는 건 무엇일까.
징그러울 수 있으나 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범인(?)은 오리나무의 수꽃 같았다.
집에 와 검색해 보니 맞아서 웃음이 나왔다.^^
고인 물에 비친 나무를 들여다보라!
'나도 좀 보고 가시구려!'
'그럼요, 어르신!'
공간을 메운 커다란 느티나무였다.
'잎이 나오면 어떤 모습일지 보러 오겠습니다.'
처음 대하는 우물도 있어서, 아니?... ㅎㅎ
모든 건물에서 동선이 가깝게 위치했던 셈인데
존재감을 몰랐다니 목마르지 않았었나 보다.^^
비 온 뒤 가볍게 와서 운동을 하고, 역사 공부에
정원도 맘껏 누리고 잘했습니다, 평산!
2022년 3월 20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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