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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워싼사람들

가족모임

평산 2023. 8. 17. 13:31

 "아버지, 엄마 예쁜 옷 입혀주세요!"

 "알았다...ㅎㅎ..."

 

 집에 도착했더니 엄마는 예쁘게 챙기셨는데

아버지께서는 등에 쪼금 구멍 난 옷을 입고 계셨다.

일 하시며 어디에 걸리셨는지 전혀 모르셨단다.^^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고 잔칫집처럼 시끌벅적하였다.

오라버니와 엄마에게 축하할 일이 있어 모인 것으로 

뜻밖에 사돈처녀가 등장하여 놀라게 하더니 

미니장미 한 다발로 더욱 자리를 빛냈다.

 '예쁜 울 엄마!...ㅎㅎ'

 

 

  음식 나누기는 작년과 비슷하여 샐러드, 부침개,

오삼불고기, 당뇨가 있으시지만 아이스크림을

드시고 싶다 하셔서 간식거리는 내가 준비하였다.

날 더워 음식이 남으면 상할 수도 있어서 서로

나눌 생각 말고 두 접시씩만 놓기로 했어도

음식 준비에 하루종일 걸리긴 했다.

 

 

 무슨 전을 할까 하다가 동태전과 작년에

인기 많았던 표고해물전을 해보았다.

밖에서 먹으려면 엄마가 거동이 어려우시니

장소 선택이 어려워 집에서 하기 시작했는데 음식 하는

것에 적극적인 올케가 있어 비교적 수월하였다.

 

 

 올케는 밑반찬과 식혜와 해물탕을 해왔다.

손이 크고 빠르게 움직이며 텃밭을 가꾸니 

비가 많이 왔어도 재료가 풍부했다고 한다.

동생들은 미역국과 생선구이, 모둠 떡으로

상차림을 화려하게 만들고...  

 

 

 생각지도 못한 사돈처녀가 꽃다발만 해도 빛났는데

언니가 바빠 겉절이를 못 했다며 김치를 준비해 왔다.

얼마나 고맙던지, 웃으며 어색하지 않게 움직여줘서

엄마 손길이 몇 해나 멈춘 부엌을 왔다 갔다 해도

하나 부끄러움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설거지하기 좋게 음식들 식탁에 나란히

놓고 뷔페로 먹어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응하며...

남은 삶을 어떻게 사시고 싶으신가에 대한 부모님의

말씀도 의미 있었고 오라버니와 형제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다 추석에 만나자 엄마 손 꼭 잡아드리고

따스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엄마 돌보시며 

 살림하시는 아버지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2023년 8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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