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11코스(사당역~ 관악산공원)

 서울의 남쪽 끝을 지나는 11코스의 시작은

사당역이며 둘레길 표시색이 어째 달라 보였다.

2024년 1월 17일 눈 오는 날에 도봉산역에서 시작한

서울둘레길이 어느덧 절반을 넘게 되어 기쁘다.

시간이 나면 돌게 되니까 2주일에 한 번꼴인 셈?

 

 관악산 줄기의 한쪽 끝이 바로 사당역이어서 

이내 관악산자락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여태껏

둘이서 다니다 오늘은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어릴 적

친구가 길을 안내했으므로 주홍끈 찾느라 두 리번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곳 관음사까지 오는데 덥다며

그늘진 곳을 찾아 산을 올랐다 내려왔어서 원래의

둘레길보다 한 시간 가까이 더 걸었으며 행사가 있는지 

스님의 염불소리가 정겹게 들렸던 관음사를 지나자...

 

 무속신앙인들이 기도를 드린다는 곳이 나타났는데

바위가 시커멓게 그을렸고 음산함이 느껴졌다.

혹시 모르니 주위에 소화기가...^^

 

 물이 가득 찬 옹달샘을 지나며 점심 먹을 

마땅한 곳을 찾아 30분 정도 머물렀을 것이다.

길 안내를 받아 고마우면서 친구가 김밥까지

마련했으니 맛있게 먹으면서 미안함이 일었다.^^

 

 서울둘레길 부근에는 강감찬 길도 있었고,

장군의 호가 인헌이라 길 이름으로 인헌로가 있단다.

충무공 이순신의 길인 충무로가 있듯이... ^^

 

 한강 남쪽에서는 관악산이 높은(632.2m) 편이어서

역시나 산이 깊었고 사당역 주변은 꽤 복잡했는데

숲에 싸인 모습은 청량감에 한가롭게 보였다.

 

 고려의 명재상 강감찬이 태어난 곳이 낙성대였다.

이곳을 성역화하고 공원으로 조성하여 개방하였으며

장군이 출생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져 그 집으로

들어갔다는 일화에서 생가터를 낙성대(落星臺)라 불렀단다.

 

 안국문(安國門)을 들어서면 삼층석탑이 나타났다.

원래 근처의 생가터에 있었던 것을 장군의 사당을 이곳에

짓는 바람에 옮겨왔으며 거란의 40만 대군을 물리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었다.

 

 석탑이 있는 곳에서 안으로 들어서면 '안국사'라는

장군의 사당이 있어 잠시 묵념을 하고 나왔다.

가운데 계단은 비워두고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

계단으로 내려오라는 해설사의 설명이 있었다.

 

 *참고로 우리나라 3대 대첩은?

고구려 을지문덕의 612년 살수대첩.

고려 강감찬의 1019년 귀주대첩,

조선 이순신의 1592년 한산도대첩!

 

 다시 완만한 산길로 들어서서...

 

 동작구인 사당역에서 관악구로 진입하였고

산길에서 내려오자 복잡한 찻길이 나왔지만...

 

 길을 잘 아는 친구는 바로 옆으로 난 산길로 

우리를 이끌어 감탄이 나오게 만들었다.

관악산을 50번은 왔을 거라며...ㅎㅎ

 

 서울이 넓어 관악구에 온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오라버니 졸업식 때 오고 몇십 년 만에 처음인 듯!

도로변 커다란 동물병원을 지나 국립서울대학의

ㄱ ㅅ ㄷ을 형상화한 대문을 지났다.

 

 관악산을 오르기 어려운 사람들은 관악산공원을

이용한다는데 이런 지붕은 몇 번 봤어도 보기 좋았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가 바로 서울!

 

 시원한 물줄기의 인공폭포가 정갈하면서도

운치 있게 쏟아졌으며 간선 신림선의 관악산역이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2량의 운전기사가 없는 지하철은

처음 탔어서 맨 앞에 기대어 전진하는 모습을 보았고

환승을 거듭하여 오후 3시쯤 집에 도착했을 것이다.

차 한잔 했으면 좋았을 것을 둘레길 돌며

제일 일찍 도착한 날이 되었다.

 

 

 

 2024년 6월  8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