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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역에서 만나 소풍 가서 먹을 떡과 빵을 샀다.

물만 가져오기로 해놓고 여러 과일들을 싸 오고, 

모닝빵을 사기에 서운해서 소보르와 팥빵을 골랐는데

빵에 넣을 쨈, 수미감자와 계란을 넣어 속을 만들어

왔다니 그럼 그렇지, 다이어트 시대지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빵을 심심하게 먹으려고 했을까?

난 과자 두 개 밖에 가져오지 않았는데 뭐야 뭐야!^^

 

 불암산 힐링타운 순환산책로를 보며 일단은 

산 아래 계곡이 있는 생태연못으로 향했다.

지도에서 파랗게 물줄기가 보이는 곳이다.

 

 꼬마들이 우리보다 먼저 나들이를 와 기특하였다. 

머리가 노란 아이도 한데 어울리고 있어서

 저런 모습도 점점 자연스럽게 보일 거야!

 

 발 담그고 노는 계곡이 바로 이곳이었구나!

 

 물가에 나란히 평상이 몇 개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아침을 거르고 온 여인이 있어 먹기도 해야겠지만

움직이지 않고 앉으려니 몸에 기름칠이 덜 된 느낌이라

근질거리기도 했다. 하여간에 아침을 하고 왔어도

먹을 것을 앞에 두고 그냥 못 있겠어서 노란 속을 빵에

듬뿍 넣어 맛보는데 오마나! 담백하며 은은한 감자향과

달콤함이 더해져 부드럽게 과일이랑 잘도 넘어갔다.

 

 물에 들어갈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엄마가 편찮으셔서

집으로 전화를 걸며 가까이서 계곡을 내려다보니 찰랑거리는

모습에 이끌려 모두 일어나 물속을 걷자고 하였다.

일부러는 아닐 테지만 굵은 마사토가 깔려서 발바닥

마사지를 톡톡히 해줬으며 숲으로 향할수록 물이

깊어지고 차가우며 송사리가 꽤 많았다.

 '얼마 만에 물속을 걸어보는 것일까!'

 

 3시간 넘게 놀았음에도 계곡을 두고 자리를 떠나자니

서운해서 다시 한번 물속에 들어갔는데 오른쪽 파란빛

옷을 입은 아주머니께서 불안하게 걸으시는 것을 친구가

도와드리자 저녁을 사주시겠다며 가지 말라고...

언제 또 올 것인지 약속하라고 애원을 하셨다.^^

 

 하지만 우리도 집에 가서 저녁을 해야 하고 이곳 주위를

더 둘러보기 위해 순환산책로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고도가 천천히 높아지며 싱그런 숲길에 바람이

불어와 계곡에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시설 참 잘해놓았네!'

 

 서울둘레길 지날 때 이곳 불암산전망대를

올랐었는데 다시 오게 될 줄이야!^^

 

 다시 봐도 봉우리들이 늠름하였고 산 정상에 우뚝 선 

나무가 뭐냐고 묻길래 아마도 통신사 탑 같다는 말에 

나이든 소녀들 웃음보따리가 또 한번 터졌었다.

 

 한 시간쯤 나비정원을 구경하고 땀도 흘렸으니까 

차(茶) 한잔 하자며 수국정원 쪽으로 향했는데...

 

 에어컨이 있는 찻집의 실내는 가득 차서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높이가 있어서

자연바람에 우리끼리 한가함을 즐겼다.

 

 산봉우리와 어울리며 맑고 아름답지 않은가!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의 모습도 오랜만이었고...

 

 동네의 수국은 아직 봉오리를 맺지 못했던데 

활짝 핀 정원을 거닐며 꽃송이처럼 몽글몽글

우정이 깊어짐을 서로의 눈빛으로도 알 수 있었다.

 

 마을버스 타겠단 생각을 뒤로하고 택시로 호사를

누린 것도 잘한 일이었고 이제부터 물만 싸 오자 했으면

집에서 바쁘게 준비하지 말고 편안하게 만났으면 싶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이런 곳을 누렸음에 행복했으며

편찮으신 부모님에 대한 친구들의 여러 의견에도

한없이 고마운 하루가 되었다.

 

 

 

  2024년 6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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