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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파를 심은지 3주가 되었나?

두 번의 물난리에도 살아남은 것이 쪽파와 고추였다.

고추는 고작 7그루인데 저번 주에 수확하지 않았더니

그동안 병이 나 말라버린 것도 있어서 성한 것만

땄어도 많이 달려 대견스러웠다.

 

 한 줌만 따려다가 이왕 병이 나서 웬만큼 자란 것은

모두 수확했다. 아버지께서는 된장찌개에 2~3개씩

넣으신다며 요번에는 안 가져가신다니 장아찌라도

담그려고 그랬는데 앞으로 또 달릴 것인 예쁜 고추다.

 

 고추는 종자가 청양고추와 비슷해 매운 편으로 

밥 먹을 때 2개 정도만 먹을 수 있으 입맛을 돋우니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훌륭한 반찬이 될 예정이다.

 

 요즘 쪽파값이 비싼데 수지맞았다... ㅎㅎ

저번주에는 양념으로 조금 뽑을까 했으나 말씀이

없으셔서 그냥 돌아왔었다. 밭주인은 엄연히 아버지시라 

허락이 없으시면 딸이라도 건드리지 않으려 한다. 

1/3 정도를 뽑아온 것으로 거름이 부족할까 가늘어서 

까느라 애 먹었지만 수확의 기쁨에 즐거웠다.

 

 밭 한 구석에 농사가 힘들어 고구마 대신 심어두셨다는

더덕은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으셨는데(2년이 넘었다 함)

어떤 사람이 아버지 일터를 사려고 한다는 소식에...

그렇다면 주위의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해서 몇 뿌리 

캐보신 것으로 쪽파 까느라 힘들어서 씻어만 놓고 다음날

다듬었는데 먹을 수 있을 만큼 실하고 향도 좋았다.

방망이로 두드리려다 연해서 볶음고추장 찍어 먹었다.

 

 고추는 끝부분을 좀 자르고 전체를 자작하게 담글 수 있는

물에 간장과 식초,  살구청, 소주를 넣고 펄펄 끓여서 한 김

나갔을 때(2분 정도 기다림) 들어부어 접시로 꾹 눌렀다.

집집마다 선호하는 맛이 있으니 맛이 들게 하려면

간이 짭짤해야 하고 단맛이 느껴져야 좋다.

 

 양념으로 쓰지 않고 몽땅 김치를 담가서 

집에서 먹을 것은 길게 했지만 갔다 드릴 것은 가위로

쫑쫑 잘라 맛보였는데 아버지께서 맛있다며 칭찬해 주셨다.

평소대로 했는데 햇고춧가루를 넣어서 그럴까?

 "아버지, 감기 나으셔서 입맛이 돌아오셨나 봐요?"

 "아니다, 무엇을 넣었는지 별다르게 맛있어!...ㅎㅎ "

 

 장아찌 고추도 익으면 치아가 시원찮으셔서 잘 씹지를

못하시니 믹서에 갈아 다진 양념처럼 갔다 드리려 하며

이런 반찬들은 아버지와 나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 가서 도와드리고 있긴 하다.^^

 

 

 

  2024년  10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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