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간다고 해놓고 이제야 들렀다. 전시회는 대부분 신문을 보고 알게 되는데 동네를 떠나 바람도 쐬 겸 '이런 작품들이 있구나!' 나름 생각해보기도 하고 여고로 드나들던 골목이라 정동이 그립기도 해서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덕수궁 돌담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유명하다는 와플을 사 와 잔뜩 기대했으나 가격 대비 맛이 별로여서 따스한 햇살과 고풍스러운 건물로 위로받고 바로 앞 돌들이 작품일까 하다 앉으라는 의자로 보여 한 바탕 웃었다.^^ 1층에 들어서자 그녀의 이름을 발견하고 얼굴을 마주한 듯 반가웠다. 왼쪽 전광판(?)에서는 공연시간이 따로 있는지 안내방송이 나오자... 백남준 미디어쇼를 연상케 하는 화면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름답지 않은가! 키키 스미스전은 3월 12일까지 시립미술관 서소문관에서..
약속한 날 화창하진 않았다. 걷다가 눈발이 날리기도 했는데 비가 오지 않은 이상 이런 변화를 볼 수 있어 불안하긴커녕 좋았다. 우산을 가져왔으니 비 와도 쓰면 되는 것이고, 화계사 일주문에서 만나 그윽하고 푸른 소나무 군락에 역시 북한산 자락은 웅장하였다. 어느 동네인가 숲속 음악회라도 열리는 장소인 듯 의자가 솔밭에 둥그러니 모여있었다. 날 따뜻해지면 도시락 먹기 좋겠더란다. 자락길도 있었다. 산자락은 어디든 자락길이 될 수 있지만 특정지역에 붙는 이름인 줄 알았는데 휠체어도 갈 수 있게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지나며 약속한 한 분이 오지 않아 전화를 여러 번 했어도 소식이 없어 어째 이런 일이? 이런 표시를 처음으로 만나 집에 와서 보니... 참으로 친절한 이정표였음을 알았다. 지금 지나는 곳에서 넙데..
동남향이지만 햇볕이 작아 겨울 동안은 추워서... 싱크대 건너편, 문간방 옆, 식탁 앞으로 화분들 옮겨주고도 영하 17도로 내려간 날에는 청소하려고 5분이나 창문을 열어놓았을까? 언뜻 보게 된 스파트필름 잎이 까맣게 변했음을 여기저기서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고~~~ 순간 그렇게 추웠니?' 외투를 입지 않고 목도리도 하지 않은 채 칼바람에 서있는 것과 같았을 거라며 뒤늦게 신문지 돌돌 말아주었다가 (창 쪽에 있던 화분은 비닐을 모조리 씌웠었음) 땃땃해진 햇살에 얼굴 내놓은 날이다. 창 너머 들어온 햇볕은 비타민 D 생성에 도움 없다지만 마루가 따스하자 느닷없는 의욕이 생겨 누렁잎 따주고 솎아주는데 2시간쯤 걸렸을 것이다. 잎에 먼지 뿌옇다고 힘자랑은 안되지!^^ 허리 고장 나니까 화분 몇 개만 베란다로 ..
조기 3마리가 우리 집에 전해졌다. 작은 올케의 여동생(사돈처자)이 보낸 것이다. 얼굴도 못 본 사이인데 이를 어쩌나! 다듬으려니 비늘은 이미 제거되어서 칼집만 넣었다. 올케네는 딸이 네 명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우애(友愛)가 좋다. 사돈어른께서 남기고 가신 500여 평의 밭에 주말이면 부부끼리 모여서 봄부터 가을까지 함께 농사를 짓고 농막에서 하룻밤 모닥불 피우는 낭만에 자는 날도 있으며 먹고 싶은 음식들 그날그날 준비하여 사부인을 모시고 빙 둘러서 만들어 먹는단다. 우리 집 올케는 그중 둘째 딸이고, 자매들은 애경사(哀慶事)가 있으면 네 집 내 집 할 것 없이 어울린다는데 가끔 사돈처자인 넷째 따님이 우리 친정집과 가까이 산다고 다녀가 놀라움과 반성, 감동이 일어나곤 한다. 얼마 전에는 현관..
공예박물관 바로 옆이 송현동 열린 광장이라 산책할 겸 들러봅니다. 숨이 탁 트이며 넓은 부지에 놀랐던 기억인데요, 이곳에도 겨울이 찾아와 꽃밭이 갈색으로 변했더라고요. 봄이면 싹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올라오길 바라봅니다.^^ 납작한 돌을 고급스럽게 쌓아 올려 4m의 높은 담으로 둘려있어서 지나갈 때면 궁금했던 곳입니다. 공원이 도심 한복판이라 이곳의 보행로는 인사동에서 경복궁과 청와대, 북촌 한옥마을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뒤쪽으로 북악산이 보입니다. 청와대와 아주 가까운 곳이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광화문이 있는 금싸라기 땅입니다. 어떤 글을 읽으니 이곳에 오래된 나무가 있다 해서 광장의 북쪽에 있던 이 나무일까 다가봅니다. 하지만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지 못하고 주변의 낮은 한옥집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