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서울랜드를 지나며 아이들의 함성을 듣고 과천 현대미술관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야외전시만 해도 잘 되어 있어서 굳이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상큼하고 즐거웠지만 오랜만이라 공간이 어떻게 변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미술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20년 전에는 커다란 유화나 수채화가 가득했던 기억이고 이런 그림을 걸려면 좁은 집에는 어울리지 않겠다며 1층만 구경했어도 다리가 아파 쉬고 싶었다. (지금도 이곳까지 걸어오려면 40분쯤 걸림) 셔틀버스가 생겨 편리해졌어도 서울에 국립이나 시립미술관이 그동안 여러 군데 생겼고 이동거리가 있어 아마 관람객이 분산되었을 것이다. 작은 공연장을 지나며... '노래하는 사람'을 만났다. 조금은 구슬프며 어눌한 듯한 허밍이었는데 들을수록 익숙해지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
일상을 벗어나 오늘은 서울대공원에 가보았다. 강산이 두 번쯤 변한 후 왔을 터인데... 지하철에서 나오니 이렇게 넓은 광장이 나타나 주위에 사시는 분들 좋겠다며 감탄이 나왔다. 저 뒤의 산은 아마도 청계산일 것이다.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이 대공원이라 들었기 때문이다. 초등동창들과 주말마다 올라 160번 정도 오른 산이다. 지도를 담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공원이 너무 넓어서 길을 잃고 헤맸을지도 모른다. 양 옆으로 주차장이 평야 같았고 둘레길까지 모조리 둘러보려면 5일은 걸릴 듯하였다. 놀이공원인 서울랜드, 호수, 동물원, 식물원, 현대미술관, 캠핑장과 테마가든이 있었다. 넓은 지역이라 이동수단으로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끼리열차'와 '스카이리프트가 2개 구간 있었으며 어른인 경우 동물원은 ..
작년에는 싹이 올라올 때 비가 여러 날 와서 괴불주머니가 시원찮았다. 농사도 한 해 걸러 실하다더니 올해는 봄 지나 노랑꽃이 물결을 이루어 반은 애기똥풀, 나머지가 괴불주머니였다. 보이지 않는 영역 다툼이 있었을까 경계가 뚜렷하였다. 키가 컸어도 현호색과 비슷하여 연관성이 있을까? 과연 현호색과라 해서 웃음이 나왔으며 산 남서쪽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여 철 따라 나타나는 변화에 궁금해서라도 발걸음이 저절로 향해진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삶에는 정답 없다지만 잠시 핸드폰을 접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떨까!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깝다' 씨앗을 보고 염주괴불주머니라 생각했는데... 어떤 자료를 참조하니 염주괴불은 씨앗 모양이 U처럼 휘어져 곡선을 이룬다 하였다. 일자(ㅡ) 면 산괴불주머니라..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 것은 힘들었다. 물소리길 2코스는 '경의중앙선' 신원역을 출발하여 국수역을 지나 아신역까지 가는 여정이다. 일명 '터널이 있는 기찻길'로 터널을 두 개 지난다. 역에서 내려와 신호등을 지나면 바로 한강이다. 자전거와 같이 가는 아스팔트길이라 햇볕이 강하여 아카시 그늘 쪽으로 걸었는데 한적해서 좋았다. 모자도 없이 물고기 잡는 어부가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배 위에서 강물만 응시하였다. '道를 닦는 것일까!' 이따금 자전거가 띠릉띠릉 했다...ㅎㅎ 멀리 여행 가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길이었다. 모조리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한강 따라가다가 고래실마을로 접어들었다. 조금 들어갔을 뿐인데 여러 체험마을로 아이들 웃음소리를 실은 동네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곳 평상에서 땀 식히며 쉬..
지팡이를 선물 받아 써보긴 해야 될 텐데... 다리를 아껴야 해서 영봉에 갈 생각을 못하다가 북한산이 어디냐며 가보자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 와우~~~ 반가운 소리! 리조트가 완성되었나! 말끔한 모습에 입구부터 멋있었다. 수위아저씨가 차렷하고 서있어서 멋쩍었는데 연휴에 멀리 가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쉬어도 좋으리! 마음먹을 때마다 올 수 있으면 부자다 싶다.^^ 처음으로 지팡이 두 개를 써보았더니, 확실히 힘이 분산되는 느낌에 의지가 되었다. 걷는 요령은 내가 더 있었겠지만 젊은 친구가 앞장서서 속도를 냈기 때문에 헬기장까지 오는데 땀을 섭섭하지 않게 흘렸다. 확실히 동네산 하고는 틀리단다... ㅎㅎ 어느 방향에서 이곳까지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경사가 있는 초반에 멈춤 없이 땀을 흘리고 능선에 올랐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