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싹이 올라올 때 비가 여러 날 와서 괴불주머니가 시원찮았다. 농사도 한 해 걸러 실하다더니 올해는 봄 지나 노랑꽃이 물결을 이루어 반은 애기똥풀, 나머지가 괴불주머니였다. 보이지 않는 영역 다툼이 있었을까 경계가 뚜렷하였다. 키가 컸어도 현호색과 비슷하여 연관성이 있을까? 과연 현호색과라 해서 웃음이 나왔으며 산 남서쪽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여 철 따라 나타나는 변화에 궁금해서라도 발걸음이 저절로 향해진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삶에는 정답 없다지만 잠시 핸드폰을 접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떨까!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깝다' 씨앗을 보고 염주괴불주머니라 생각했는데... 어떤 자료를 참조하니 염주괴불은 씨앗 모양이 U처럼 휘어져 곡선을 이룬다 하였다. 일자(ㅡ) 면 산괴불주머니라..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 것은 힘들었다. 물소리길 2코스는 '경의중앙선' 신원역을 출발하여 국수역을 지나 아신역까지 가는 여정이다. 일명 '터널이 있는 기찻길'로 터널을 두 개 지난다. 역에서 내려와 신호등을 지나면 바로 한강이다. 자전거와 같이 가는 아스팔트길이라 햇볕이 강하여 아카시 그늘 쪽으로 걸었는데 한적해서 좋았다. 모자도 없이 물고기 잡는 어부가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배 위에서 강물만 응시하였다. '道를 닦는 것일까!' 이따금 자전거가 띠릉띠릉 했다...ㅎㅎ 멀리 여행 가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길이었다. 모조리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한강 따라가다가 고래실마을로 접어들었다. 조금 들어갔을 뿐인데 여러 체험마을로 아이들 웃음소리를 실은 동네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곳 평상에서 땀 식히며 쉬..
지팡이를 선물 받아 써보긴 해야 될 텐데... 다리를 아껴야 해서 영봉에 갈 생각을 못하다가 북한산이 어디냐며 가보자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 와우~~~ 반가운 소리! 리조트가 완성되었나! 말끔한 모습에 입구부터 멋있었다. 수위아저씨가 차렷하고 서있어서 멋쩍었는데 연휴에 멀리 가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쉬어도 좋으리! 마음먹을 때마다 올 수 있으면 부자다 싶다.^^ 처음으로 지팡이 두 개를 써보았더니, 확실히 힘이 분산되는 느낌에 의지가 되었다. 걷는 요령은 내가 더 있었겠지만 젊은 친구가 앞장서서 속도를 냈기 때문에 헬기장까지 오는데 땀을 섭섭하지 않게 흘렸다. 확실히 동네산 하고는 틀리단다... ㅎㅎ 어느 방향에서 이곳까지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경사가 있는 초반에 멈춤 없이 땀을 흘리고 능선에 올랐더니..
3월에 가고 싶었는데 이제야 나서봅니다. 그 후로 날 잡아 길 떠났지만 경의중앙선을 탄다 해놓고 경춘선을 타는 바람에 새로운 곳 구경하고 왔고요. 예전에는 걷다 말았는데 요번에는 완주해보고 싶습니다. 기차역 한 정거장을 걸어가는 여정인데요, 1코스는 양수역에서 출발하여 신원역까지 갑니다. 8.4 km에 소요시간이 3시간이라 쓰여있었지만 한 눈 팔고 가느라 거의 배는 걸렸을 것입니다. 한강의 지류를 따라 움직여봅니다. 식수용이라며 더럽히면 안된다고 하네요.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작은 물줄기였어요. 물소리길은 표시를 찾아 따라가면 되는데 도시에 살면서 낮은 집들, 들판의 논만 봐도 숨이 탁 트여 좋았습니다. 햇볕은 강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공기가 맑고 길가에 통통한 쑥이 가득해서 봄나물 못 해본 아쉬움에 바쁘..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모습으로 흔하지 않은 색으로 구성되어 분위기가 편안하고 묘했다. 오르자마자 '복원전시실'이 있었다. 당시에 수집된 건축재와 시공기술에 대한 기록을 남겨 복원과 활용의 사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는데 전시회도 즐거웠지만 이런 장면을 보는 것이 더 의미 있었다. 목구조 벽체는 두 공간 사이의 칸막이벽으로 그 자체가 근사한 예술작품으로 보였다. 앙증맞았던 창틀의 모습. 옛 서울역사는 전통적인 붉은 벽돌구조에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철근 콘크리트구조와 철골구조 외에 석재를 구조체의 일부로 혼용한 건축물이다. 외부의 장대석을 받치고 있는 석재. 목재 부조 장식으로 천정 우물 반자나 커튼 박스, 벽체등에 사용된 장식무늬들을 따로 정리한 모습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복원전시실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