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도 이것 타고 가려고...ㅎㅎ..." "정말요? 아버지, 위험하세요!" "아니야, 농담이지. 집에만 왔다 갔다 하고 절대 멀리는 못 간다." "네. 항상 조심하세요, 속도 내지 마시고요." 장난감이 아니라 울 아버지 붕붕카다. 일터에서 살림집까지는 버스 한 정거장으로 그동안 걸어 다니셨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 이러실까 위험하다는 생각이 앞서 흔쾌히 그러시라 못했었다. 서두르시는 느낌마저 있어서 불안하더니... 날이 더워 출근하시면 땀을 한 차례 쏟고 힘이 없으셔서 한 시간을 쉬셔야 하며, 건물로 밭으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하시니 체력에 비해 운동량이 많으셨던 모양이다. 한 정거장이지만 도시보다야 거리가 있었는데 밭작물 한두 가지는 챙기셔야 해서 항상 배낭을 메셔야 하는 부담이 있으셨고 저녁이 ..
다리가 불편하셔서 어머님은 밖에 나가지 못하신다. 나보다 고급스러운 시선을 지니시고... 보통 여인들처럼 쇼핑을 즐기시는 분이신데 나가질 못하시니 돈의 쓰임이 적으셨다. 남편이 군에 있을 때 당신을 위해 접시 하나 사실 때에도 1000원 한 장 보태지 않으셔서... 새엄마 신가 할 정도로 인정이 없으셨는데... 요즘은 나에게 용돈을 가끔 주신다. 이 돈 갖고 무엇을 해 오너라가 아니라 그냥 쓰라고 주신다. 5만 원을 주시다 요번 달에는 치과에 다니는 것을 아시고 10만 원을 남편에게 보내셨는데, 저절로 무엇을 해드릴까 하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의무감에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 어머님이 현명하시단 생각도 들었다. 꽃게를 워낙 좋아하셔서 한 번은 게장 담그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리 집에서 먹는..
일찍 출근하는 바람에 아침 일을 끝내니 9시가 안되어 엄마한테나 다녀올까? 제사가 다음 주라서 일주일 차이로 가기가 벅차 어버이날도 그때 하겠다 전화드렸는데, 섭섭하시면 어쩌나 날도 날이라 얼굴 한번 더 보겠다는 마음으로 바뀐 것이다. 중간쯤 갔을 때 엄마가 아버지 일터에 계신가 여쭈었더니, 일주일 후면 또 올 텐데 피곤하다 오지 말라며 말리신다. 그렇다고 내가 돌아갈까! 가게로 가야 하나 집으로 가야 하나 결정하기 위해 전화드렸던 것으로, 점심은 걱정하시지 말라 했지만 미역국을 끓이고 계셔서... 딸내미 온다고 불편한 다리로 왔다 갔다 신경쓰셨구나 싶었다. 도착했다며 아버지께 점심 드시러 잠깐 들어오시라 했더니 못 오시겠단다. 일하시다 쉬다 저녁에 들어오시는 것이 낫지 왔다 갔다가 힘드신 것이다. 말끔..
* 행주를 뜨겁게 적혀서 위에 올리거나... *따뜻한 물을 그릇 위로 틀었다가 열면 됩니다. 점심 드시고 퇴원하신다니 아침 일 마치고 어머님 댁 청소를 해드려야 하는데... 일찍 우리 동네를 지나게 되었다며 잠깐 만나자는 사람이 있었다. "세수도 안 했는데요?...ㅎㅎ" "무리가 되는 약속일까요?" "그럼요......"" "30분 후에 도착할 것 같은데 충분하지 않겠어요?' 부담되었지만 세수를 하고 밥은 못 먹은 채 튀어나갔다 돌아오는 길... 얼갈이가 1000원이라 된장국을 끓일까 한단을 사고 호박 두 개를 사들고 왔다. 밥을 먹고는 여러 날 입원에 반찬이 없으실 터라 일찍 마트에 들렀다 온 것이 잘 됐다며 얼갈이를 삶아 멸치육수에 된장국을 끓이자마자 스테인리스 작은 김치통에 담아 청소하러 집을 나섰는..